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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쓰레기 내손으로 줍는다쓰레기 줍는 개인택시 기사 서판규씨
허홍구 기자  |  rednine29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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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02  14: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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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비가 오는 지난 26일에도 우산을 쓰고 진주시 상봉한주아파트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 서판규씨.
진주에서 개인택시를 운전을 하는 서판규(63)씨는 진주시 상봉동 상봉한주 아파트 주변에서는 꽤 유명인이다. 그가 이곳에서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것은 잘 생겨서도 아니고, 그가 운전하는 차가 별나서도 아니다. 그는 이곳에서 쓰레기를 줍고 청소하는 개인택시 기자로 잘 알려져 있다. 상봉한주아파트 주변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지금도 그곳에서 살고 있으며, 그의 부인은 자그마한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다.
서판규씨는 수십년간 이곳에서 살면서 매일 같이 동네 청소를 책임지다시피 하고 있다. 그는 하루에도 몇번씩 동네 주변을 돌아다니며 거리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를 주워 치운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서씨는 차에 손님보다 그가 직접 주운 쓰레기를 많이 싣고 다닐 정도라고 이웃주민들이 한결 같이 말한다. 이같이 서씨의 청소 덕분에 상봉한주아파트 주변 도로는 물론 주택가 뒷골목까지 담배꽁초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쓰레기보면 주워야 속이 시원 해
개인택시 기사인 서판규씨는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도로를 지나다가 행인들이 버린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보면 습관적으로 줍는다. 그는 운전 중에도 비닐봉지를 준비해 다니면서 틈만나면 쓰레기를 주워 담는다. 주변사람들이나 가족들이 ‘환경미화원도 아니면서 무슨 쓰레기를 그렇게 줍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그의 이 같은 쓰레기 줍는 습관은 고쳐지지가 않는다.
서씨는 매일 새벽 3시30분에 기상한다. 이렇게 이른 새벽에 눈을 뜬 그는 세수를 마치면 개인택시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반드시 한 시간 정도 쓰레기를 줍는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른 새벽에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주변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들을 청소차가 싣고 가는 지정된 장소에 옮긴 다음 ‘애마’인 노란색 개인택시를 몰고 영업을 나선다.
이렇게 하루 일과를 시작한 서씨는 아침과 점심식사를 위해 집에 돌아올때는 다시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그 사이에 버려진 쓰레기를 다시 줍는다. 수십년간을 동네를 돌면서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한 서씨는 이제 개인택시 운전과 함께 당연한 하루의 일상생활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저분한 것 보면 못참아
기자가 만난 서씨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후덕한 이웃집 아저씨같았다. 그냥 평상복 차림이었지만 마치 목욕탕과 이발소를 다녀온 것처럼 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짐 없이 말쑥한 모습에 그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서판규씨가 이렇게 쓰레기를 줍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그는 원래 지저분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개인택시 비번날을 골라 불쑥 가정집을 찾았을때, 집안에서도 서씨의 깔끔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현관입구에 가지런하게 정돈된 신발에서부터 먼지하나 없는 청소에다 가사도구 위치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운전을 하는 개인택시 기사이지만 집에서도 틈나면 이렇게 정리정돈을 한다고 한다. 미장원을 운영하는 부인도 서씨의 이러한 성격을 닮아 집안 정리정돈을 철저하게 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서씨는 택시기사로서는 적은 나이도 아니어서 하루종일 운전을 하고 난 뒤에 피곤하기도 할텐데 부인을 도와 집 청소며 설거지 등을 잘해주는 자상한 남편이기도 하다.
 

◇근면성실함 몸에 배여
서판규씨는 함양군 수동면 출신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뒤 부모 형제들과 농사를 짓다가 스무살때 군에 입대해 제대를 한 뒤 진주에서 트럭 조수생활을 하면서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당시 대동공업에서 생산된 경운기와 쌀 등을 운반하는 일반 화물트럭 조수로 근무하면서 갖은 고생을 했지만 서씨는 미래의 희망을 잊지 않았다.
긍정적인 사고에다 낙천적인 성격인 서씨는 트럭 조수생활 2년만에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이후 국내 유명 라면회사 부산경남본부로 자리를 옮겨 서부경남지역 배송과 영업을 담당했다.
그는 20대의 젊은 나이였지만 보통 젊은이들과 달이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성으로 자신의 고향인 함양과 산청 등 서부경남지역의 시장을 확장해 회사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었다. 7년간 라면회사에서 근무한 서씨는 당시 한시택시를 구입해 택시운전을 할려고 했지만 회사에서 사표를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 이미 구입한 택시 차값을 물어줄테니 계속 근무해달라고 서씨에게 매달리기까지 했다. 이렇게해서 70년대 후반부터 서씨와 개인택시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운전은 나의 천직’
서판규씨는 운전이 천직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서씨와 그의 부인은 개인택시와 미장원을 운영하면서 딸 2명과 아들 1명을 휼륭하게 키웠다. 특히 아들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링스헬기 부조종사로 근무하고 있다.
자녀들 역시 매일같이 동네 쓰레기를 줍고 다니는 아버지에 대해 나름대로 뿌듯함도 있지만 안쓰러움에 몇번을 말리기도 하고, 집에 들어올때면 손부터 씻으라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서씨는 자신의 손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을 치우고 나면 동네가 깨끗해지는 만큼 자신의 마음까지 맑아지는 만큼 그일을 그만둘 수 없다고 한다.
서씨는 이렇게 쓰레기 줍는 일 뿐만 아니라 모아둔 쓰레기를 제때 수거해가지 않으면 자신의 택시에 직접 싣고 인근 처리장에 갖다 버리기 까지 한다. 그래서 그의 트렁크는 물론 차위에까지 쓰레기를 싣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버리는 사람 있으면 줍는 사람도 있어야”
서씨는 이러한 쓰레기 줍기 선행뿐만 아니라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도 열성이다. 그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통장을 4년이나 지냈으며, 진주시 봉곡동 통장협의회회장도 맡는 등 개인택시를 하면서도 이웃들을 위한 희생도 아끼지 않는 편이다.
그의 쓰레기 줍기는 동네 뿐만 아니다. 1989년에 개인택시 면허를 받은 동료 10명과 89산악회를 구성해 비번날이면 인근 산을 찾아 산행을 즐긴다. 서씨와 동료들은 산에 갈때도 별도의 쓰레기 봉투를 준비한다. 그들은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 배낭 가득히 담아와 등산로 입구 지정된 장소에 버리는 등 그가 가는 곳이 어디든지 쓰레기만 있으면 치워야 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그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선행으로 옛 도경국장 표창을 비롯해 시장 표창 등 지금까지 20여 차례의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씨는 “매일같이 쓰레기를 줍고 청소를 하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이 깨끗했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하는 것”이라며 “누군가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나 같은 사람은 치워야 사람사는 곳이 되지 않겠느냐”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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