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골은 넣었지만 환하게 웃지는 못했다. 전 소속팀의 골망을 흔든 구자철(26·마인츠)이 조금은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구자철은 14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SGL 아레나에서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014~2015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 후반 44분 왼발슛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25일 파더보른과의 시즌 개막전 이후 약 7개월 만에 맛본 골이다.
구자철의 골은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막판에 나왔다. 상대 역습을 차단한 구자철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아우크스부르크의 골네트를 갈랐다.
오랜만에 나온 득점에도 구자철은 세러머니를 하지 않았다. 과거 몸담았던 팀에 대한 예의 때문이었다.
구자철은 2012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임대신분으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었다.
구자철은 선발 출장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전반 21분 요나스 호프만의 부상으로 급하게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내내 제 몫을 해내던 구자철은 골까지 터뜨리면서 앞으로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구자철은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준비를 잘 하려고 했다"면서 "기회가 았을 때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인츠의 또 다른 한국인 선수인 박주호(28)는 풀타임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박주호는 "힘든 원정 경기에서 이겨 기분이 좋다. 자철이가 골을 넣어 같은 한국인으로서 굉장히 기쁘다"고 웃었다.
두 선수의 활약 덕분에 마인츠는 아우크스부르크를 2-0으로 격파했다. 마인츠가 아우크스부르크 원정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세 차례 격돌에서는 1무2패에 그쳤다.
이날 승리로 마인츠는 분데스리가 통산 100승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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