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역습 전염병과 황사
자연의 역습 전염병과 황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3.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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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ㆍ경남환경연구원장

“지난 한 세기 남짓 우리 인류는 지구환경과 자연의 순환과정을 대규모로 파괴함으로써 생태학적 안정성이라는 자연의 보금자리에서 인류 자신을 내쫓는 위험한 일을 저질러왔다” 는 경고가 있다. 자연 위에 군림하려는 인간의 오만과 탐욕이 불러 낸 재앙이다.


21세기 들어 맨 처음 등장한 아주 심각한 전염성이 강한 새로운 질병인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사스(SARS)가 전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들 새로운 병원체들은 인간의 방어도구에 병원체 자체가 적응하고 극복하여 인간을 위협하고 무력하게 하고 있다.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러한 신종 전염병들이 왜 자주 발생하고 있는가?

새로운 질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들은 지구 환경을 파괴함으로써 수많은 새로운 전염병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새로운 치료법,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는 어리석고 무의미한 일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광우병, 에이즈, 살모넬라, 라임병, 한타바이러스, 웨스트나일뇌염, 최근의 에볼라바이러스, 인간 광우병(초식동물에게 동족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뇌를 스폰지처럼 구멍이 뻥뻥 뚫리게 만드는, 그래서 인간을 정신착란과 사망으로 이어지게 하는 병) 등 생태계를 교란시킴으로써 얻은 기막힌 이 신종 병원체는 인간과 다른 종들이 병원체를 공유하는, 더 이상 인간이 자연계와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으며, 20세기의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에이즈(HIV/AIDS)는 열대 밀림을 파괴하는 대규모 벌목 현장에서 야생동물 고기를 사냥해 먹고 거래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이즈는 의학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생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인간이 생태계와 생태계의 관계에서 결코 달아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의 생태계 파괴와 교란의 예로서 삼림의 무분별한 훼손, 이산화탄소의 급격한 배출량증가, 이로 인한 지구 온난화, 그리고 이상기후 등 자연계의 폭넓은 상호연계 시스템이 손상될 때 즉 “인간이 자연에 일으킨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자연은 어김없이 재앙을 인간에게 돌려준다. 새로운 전염병의 근원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자연이 지니는 의미에 한층 깊은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견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머물다 돌아온 미국인 의료요원의 상태가 위독하다고 미 국립보건원이 어제 3월 17일 발표했다. 미 당국은 이 환자가 '심각' 상태에서 의식이 없는 '위독' 상태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에볼라 사망자가 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가 확진되거나 의심되는 환자 가운데 사망한 사람이 만 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나라별로는 라이베리아가 4천 백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에라리온 3600여명, 기니 210여명 순이었다.

에볼라 바이러스(Ebolavirus)는처음 발견된 장소에 따라 이름 붙여진 4개의 아종이 있는데(Zaire, Sudan, Cote d’lvoire, Reston). 필리핀에서 기원한 Reston 아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프리카 기원의 바이러스이다. 자연환경에서 숙주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아온 뒤 친밀한 접촉에 의해 주위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여 발생한다. 이 질환의 숙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환경재앙이라 할 수 있는 미세먼지와 독성의 황사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우리나라 황사의 90%는 몽골 고원의 초원지대에서 날아온다. 네이멍구 초원 한가운데 있는 차간노르 호수는 2년 전(2013년)만 해도 물이 넘실대는 커다란 호수였었는데 2015년 현재 사막화가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사라진 호수는 한두 군데가 아니다. 바람이 불자 흙먼지와 함께 가루 같은 염분 입자가 떠올라 하늘을 하얗게 뒤덮게 되며 그 먼지는 고스란히 이웃 한반도로 날아들게 된다. 호수의 마르는 속도가 1년 만에 다 마른 것을 보면 그냥 가뭄의 영향은 아니고 주변에 연결돼 있는 지하수가 고갈됐을 가능성이 아주 크며, 지하자원 개발과 공장 건설, 도시화 등으로 초원 밑을 흐르는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뽑아 써온 결과로 판명된다. 이 또한 전염병에 이은 자연의 역습이다.

갈수록 더 강력하고 자주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초원의 젖줄마저 빼앗은데 대한 자연의 반응인 셈이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질병은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 즉 호수와 초지의 황폐로 인한 사막화, 그리고 환경전염병은 인간이 저지른 자연의 파괴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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