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혹은 평가
시험 혹은 평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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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장
얼마 전 학생 개개인에게 교과부 주관 성취도 평가결과가 전달되었고, 시도, 시군, 학교 등의 통계자료는 11월쯤 되어야 제공될 것이라고 한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학생이나 담임이나 학부모나 결과표를 받아들고 난후의 소감은 다양할 것이다.

학생들은 시험 혹은 평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점수에 짓눌린 학생들의 꿈이 평가 없는 나라,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 학교만 졸업하면 이 지긋지긋한 평가에서 벗어날 것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오지 않는다. 평가는 그림자처럼 한평생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이다. 초·중·고, 대학시절의 시험 혹은 평가는 죽도시합 혹은 목검 승부에 지나지 않는다. 흔히들 말하는 진검승부는 취업시험 혹은 취업 후 직장에서의 평가이다. 이때의 평가는 개인의 존립에 관계되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에겐 국민들의 평가, 기업인들에겐 소비자들의 평가, 직장인들에겐 근무평정 등 평가 없는 곳이 없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비교한다면, 학생들에 못지않을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뛰는 기업 회장들에게 고객들의 평가, 경영평가는 수많은 직원, 회사, 국가 경제의 성쇠가 걸려있는 광선검 승부이다. 사회에서 활동하는 한 시험 혹은 평가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교직원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 학교에서는 교원능력개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자신이 제공한 교육 서비스에 대하여 학생, 학부모, 동료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다. 최소한 학부모 30%이상이 참여해야 한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학부모들에게 교원의 평가가 절박한 문제나 큰 관심사는 아니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평가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인터넷이 일상화 되었다고는 하나 공인인증서를 받아 학부모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 학부모들이 생각보다는 적고, 평가 절차나 방법의 문제도 있으며, 내용도 소상히 알기 어려워 아이들의 입과 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평가를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사람은 평가를 받아야 할 당사자들인데 모양새도 그렇다.

혹자는 겸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례들을 보면 우리들은 평가엔 소금처럼 짠 사람들이고, 칭찬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다. 평가 때문에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에 대한 긍정적이고 호의적이며 좋은 평가가 좋은 선생님을 만든다. 주위에서 인정해주고 평가해주는 만큼 성장하고, 기대하는 만큼 발전하기 때문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주군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다고 하지 않던가. 사람들은 자신의 노고를 알아주고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신명을 다하는 것이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는 말은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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