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정신의 실천
선비정신의 실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3.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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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경남한국화가협회장

새 학년이 시작된지도 한달이 지나가고 있다. 새 마음 새 뜻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얼굴에는 새로운 각오가 묻어나면서도 모두들 조용조용 자기 할 일에 바쁘기만 하다. 학년 초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 한분을 초청해 차를 한잔 나누었다. 훨칠한 키에 카리스마가 보이는 선생님이다.


한해 맡은 업무가 시작되면서 학교 사정을 잘 모르기도 하지만 조용하면서도 예의가 몸에 베여 있어 호감이 퍽 가는 선비 선생님이었다. 차를 한잔 나눈 후에 점심 약속까지도 해 버렸다. 모처럼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면서 대화에 힘이 실리는지 막힘이 없이 옛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동료 두 팀이 합류를 했다.
 
식사를 하고 일어서면서 세 팀 식사대를 내가 계산을 해 버렸다. 이렇게 모여 식사하기도 쉬운 일이 아닌데 함께 베품을 나눠본 셈이다. 평소에 식사를 한번 대접하고자 했으나 시간대가 여의치 않았기에 오히려 잘된 셈이었다.

식사문제로 화두를 잡은 것은 서로 사랑해보자는 것이다. 사랑은 실제로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간단하다. 함께하는 동료와 서로 도울 수 있는 일을 함께 하는 것, 아내와 남편이 둘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상의 해보는 것, 사제지간에 마음을 나누면서 수업하는 것, 이것이 사랑이고 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인 것이다. 우리가 옛 선비정신을 실천한다는 것은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다.

인간은 자꾸만 다양해 져야 한다. 서로 다른 인간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서 사소한 사랑이라도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어느 사회나 할것 없이 빨리 깨닫는 사람이 있고 쳐지는 사람이 있다. 자각과 행동의 변화는 지도층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 내가 좀 부족하더라도 동료를 좀 부드럽게 대하며 이해해주고 덮어주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해 관계가 걸리고 미운 마음이 들게 되면 단절하게 된다. 학교에서도 감동을 주는 교사들이 너무 많다. 업무면 뿐만 아니라 감성자체까지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관대한 사람을 많이 본다. 물론 당연히 할 일이라 생각되지만 즐겁게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보기 드문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대화를 즐겁게 나누는 사람은 풍부한 감성으로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는데 남을 위한 배려와 봉사정신이 가득한 사람들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아름답게 살려면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관심이란 그 사람 마음으로 그 사람을 알아주는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는 작은 지식이라도 실천하고 현실에 자주 활용해야 한다. 타인을 지적하고 충고하기는 쉬운데 칭찬하기는 어렵다. 한편으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관리를 잘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과 만나 애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기가 살아나기에 현대는 누구와 함께 하는냐가 중요하다.

누구나 일에 몰두할 때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일을 해서 무엇인가를 성취하거나 게임을 해서 승리할 때 도파민이 많이 나온다. 특히 화가들이 좋은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감을 느끼는데 그 짜릿한 교감은 오래토록 몸의 정기를 왕성하게 해 준다. 새로 부임한 몇몇 선생님과도 애기를 재미나게 하면서 세상 살아온 애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이러한 시간들이 퍽 행복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마음을 다 내려놓기 때문이다.

수신제가하고 타인을 칭찬하고 봉사하고 건강한 삶을 살면 선비정신을 이어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선비정신으로 살아가면 주위나 나라 세계가 점점 좋아지고 행복할 것이다. 봄의 따뜻한 기운 속에 창문 넘어 앞 화단에는 홍매화의 향기가 짙게 드리워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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