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업의 시대
평생직업의 시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4.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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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광고디자인과 교수

요즘에 들어 ‘워킹푸어’란 말이 떠오르고 있다. 워킹푸어란 저임금을 받고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를 비롯해 비정규직, 임시직 등 고용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해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이들, 병에 걸리거나 일자리를 잃으면 절대빈곤으로 떨어지는 계층의 사람들을 뜻하며 근로빈곤층이라고도 부른다. 물론 워킹푸어가 최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는 워킹푸어가 존재해 왔다. 그럼 요즘 이 현상이 커다란 사회문제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나라는 과거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이후 외환위기와 대규모 구조조정을 몇 차례 겪으며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최근의 금융위기가 중산층의 몰락을 초래하면서 빈곤층의 증대가 급속화 되었다.

지난 20년간의 반복된 경제 위기는 우리 사회에 위험한 현상을 몰고 왔다. 아무리 경기가 회복되어도 근로 빈곤층의 소득이나 안정된 고용은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급속하게 치솟는 물가와 더불어 시장 유연화라는 세계적인 트랜드로 인한 비정규직 채용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근로빈곤층에 놓였던 이들은 10년이 흘러도 저소득과 불안정한 임시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오히려 더 많은 빈곤층이 생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의 청년들은 이 어려운 현실을 비관만 하며 돈을 많이 주는 좋은 자리만 찾아다녀야 할까? 그렇다면 이와 같은 변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어떤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가? 어떻게 해야 워킹푸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인가?

사실상 우리가 지난 시대 고학력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대부분 안정된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한 직장에서 평생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다. 하루아침에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의 물결로 내 책상과 의자가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한 회사에서 노후를 준비하는 시대는 지나가 버렸다.

이제 우리 사회는 개개인의 ‘스펙’이나 ‘명함’보다는 평생 동안 전문성을 통해 지속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업능력의 시대로 변모해가는 것이다.
해외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로 최근 명문대 출신들의 취직률이 절반을 밑돈다는 신문기사들이 앞 다투어 등장하고 있는 것만 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여전히 눈앞의 돈에 현혹되어 직업의 종류에 상관없이 월급의 적고 많음 따라 쉽게쉽게 이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능과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나아가 기술 교육을 통해 자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기술의 소중함과 장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한번 배운 기술만으로 평생을 전문화된 기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살실상 불가능하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하며, 따라서 기술인이라 하더라도 꾸준히 자기기술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현대 경제의 변동은 예고된 진행형이다. 그리고 우리는 현실에 맞는 생존법을 찾아야 한다. 그 대안이 기능인이며 평생직업을 찾아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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