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해금강 휴양지구 ‘애물단지’ 전락
거제 해금강 휴양지구 ‘애물단지’ 전락
  • 거제/이상욱기자
  • 승인 2015.04.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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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시 직접개발, 분리매각” vs 시 “일괄 매각”

▲ 거제시가 부지 조성한 ‘해금강 휴양시설지구’가 10년 이상 투자자를 찾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거제시가 지역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부지 조성한 ‘해금강 휴양시설지구’가 10년 이상 투자자를 찾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8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시 남부면 갈곶마을 일대에 조성된 해금강 휴양시설지구는 2000년 7월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지로 선정돼 129억원을 들여 2004년 조성됐다.

해금강 휴양시설지구는 3만4795㎡ 규모로 주차장, 원형광장, 상수도 시설, 지중화된 전기·통신시설, 종합하수처리장 등 관광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는 2005년부터 민간 매각에 나섰으며 최초 감정가는 114억2789만원 이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는 문화재 보호법과 자연공원법에 묶여 개발행위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분양 활성화를 위해 2013년 도시계획상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해 다양한 개발 행위가 가능하다. 또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승인까지 받아 건폐율 60%, 용적률 200%, 10층(40m 이하) 규모의 건축물을 건립할 수 있게 조치했다.

이후 시는 지난해 3월 11번째 매각에 나섰으며, 예정 가격은 추가된 기반시설을 고려해 161억5678만7000원으로 책정하고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홍보와 미국과 중국 등 외국 자본 투자자를 초청해 사업설명회도 추진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지난해까지 총 13회에 걸친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이는 부지 매입 외 각종 건물과 시설을 건립하려면 적어도 500억원 이상 자금이 추가 투입돼야 해 경기 침체 속에 이런 자본을 투자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이미 인근에는 펜션 등 숙박촌이 형성돼 있어 수익 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간 매각이 되지 않자 해금강 지구는 황량하게 방치되고 있다. 진입로는 볼썽사나운 '출입금지' 입간판과 철조망에 가로막혔고 화장실, 사무공간, 야외공연장 등 공들여 만든 기반시설은 칠이 벗겨지고 여기저기 훼손된 채 나뒹굴고 있다.

관광지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인근 마을 주민들은 시의 해법을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시가 직접 개발하거나 분리 매각 등 민자를 유치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숙박시설이다 보니 행정 노하우가 부족해 자체 활용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며 "지구 내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 유치를 위해선 일괄 매각이 필요하다. 분리 매각 시 펜션만 늘어날 게 뻔하다"며 "올해부터 수의계약이나 현물출자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공개 매각은 감정 평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올해는 확실한 매수 의사자가 있을 경우에 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거제/이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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