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16 이라니!
다시 4.16 이라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4.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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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세상에, 일년이 지났다. 아직도 배는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다. 그 배 속에는 구조되지 못한 귀한 우리 국민이 여러 명 잠들어 있다.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 왜 구조는 제때 이루어지지 못했는지, 왜 전원 구조가 됐다고 뉴스를 내보내 배에 탄 사람들 전원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는지, 누가 왜 그런 거짓말을 뉴스로 내보냈는지, 선장 이외 여러 명은 왜 배에 탄 사람들을 버리고 자신들만 급히 빠져나와 어디로 왜 갔는지,...... 이 많은 의혹들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채 가라앉아 있는 배를 인양도 하지 않는 데에 분노하며 울어 외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도대체 왜? 왜??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질질 끌어가는 동안에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나라 안으로 기막힌 일들이 나날이 벌어진다. 나라의 대표라는 사람이 참사 희생자 조문을 하는데 조문을 받을(?) 유가족이 귀해서 어디선가 잘 아는 아줌마를 급투입(?)시켜 영화찍듯 조문 연출을 했다는 얘기가 들렸다. 그 보다 전에 이 대표께서는 구조를 할 골든타임에 팽목항을 방문해서 서너 시간을 ‘얼음땡’놀이를 해서 귀한 구조 시간을 지연시켰다는 소문도 있었다. 여당 어떤 국회의원이 “아이들을 가슴에 묻어”라고 막되먹은 되잖은 소리를 해서 유족들과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도심에서 공연을 보던 사람들이 느닷없이 낭떠러지에 떨어졌다. 되먹잖은 비리가 확인되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했다가 임명도 하지 못하고 집으로 가게 하더니 되먹잖기로는 도찐개찐인 사람을 총리로 들어앉히는 희극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총리는 자신의 비리는 까맣게 잊은 척, 다른 사람의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말을 이빨을 갈며 깃발처럼 흔들어댔다.

실업률은 나날이 치솟는다. 답배값은 배로 올랐는데 정부에선 물가가 제자리 걸음이라고 말한다. 이런 와중에도 세월호 유가족과 뜻있는 시민들의 진실을 향한 투쟁은 처절하게 계속되고 권력은 철저하게 소통을 외면했다. 그러면서도 주요 티브이와 막강 일간지엔 연일 붉은 옷을 즐겨 입는 여자가 생글생글 웃었다. 어떤 날은 함박웃음을 웃었고 또 어떤 날은 온 세상 남자는 다 녹일 듯한 섹시한 웃음을 웃었다. 그럼, 섹시하고말고! 물론 내 개인적인 시각이다. 누구의 웃음을 섹시하게 보든 느끼하게 보든 음흉하게 보든 그거야말로 내 개인적인 느낌이잖은가. 그럼, 음흉하고말고!!

어떤 도지사는 아이들에게 공짜 밥을 먹이지 않겠다고 쌩 난리를 부린다. 왜 그게 공짜이며 무료인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나라의 미래를 키우는 일이다. 세금으로 급식하는 게 무슨 공짜인가. 도지사가 사비로 밥을 주고 학생들이 먹었다면 공짜가 맞다. 그러나 참된 교육을 위해 세금으로 학생들을 급식했다면 무료나 공짜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국가가 책임져야하는 교육비인 것이다.

전 정권의 자원외교 비리를 잡겠다고 야단법석을 떠는가 싶더니 문제의 핵심인물이 산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그가 입고 있던 옷의 호주머니에서 이번 집권 권력을 이어가는 실세들과의 돈거래를 했다는 메모가 발견됐다. 그 55자의 메모가 각 일간지마다 나온 날 <경향신문>의 1면 헤드라인 사진을 보면 붉은 옷을 즐겨 입는 이 나라의 대표와 시체로 발견된 사람이 눈을 맞추며 웃고 있다. 그날 나의 스승께서 느닷없이 문자를 보내왔다. “묵었다는 놈은 한 놈도 없네. 깽판이다, 깽판!” 아직 업무 중이던 나는 거의 몇 달만에 접하는 스승의 연락이지만 알아차렸다. 바로 전화를 드려서 “선생님, 지금 뉴스보고 계시지예?” 했더니 동문서답. “아무 천지도 모리는 가스나가 나서서 흔들고 댕기니 나라가 엉망진창이다, 엉망진창!” 그리고 전화를 뚝 끊었다. 스승은 연세가 벌써 칠순을 훨 넘기셨으니 나를 ‘가스나’ 라고 불러도 뭐 대순가? 엥? 내가 아닌가? 나든 다른 이든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나라가 엉망진창!!!

나라 밖은 또 어떤가. 미국이 사든지 오든지 무기를 안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우리 돈으로 사겠다는 싸인을 보내기에 바쁘다. 이에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내며 거의 내정간섭 수준이다. 일본은 독도가 원래 자기네 땅이라고 일본 전 교과서에 실었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안에서 한다는 소리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언제나 미래형 말뿐이다. 대체 강력한 대응이 뭘까?

나라 밖에서는 나쁜 소식만 있지는 않았다. 오바마가 이란과 비핵화 타협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로써 이란은 각종 경제제한에서 벗어났고 이란 국민들은 환호했다. 모쪼록 비핵화, 비무장, 등은 전쟁을 조금은 멀어지게 하고 평화를 어느 정도 가까이 당기는 일이니 환영하고 볼 일이다.

왜 이런 엉망진창의 상황이 벌어지는가? 우리 국민이 아직도 가만히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가만히 있다가는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이제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권리와 책임을 다해야겠다.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서 위로하고 촛불을 함께 밝힐 수도 있겠다. 온라인으로 관계된 일을 할 수도 있겠다. 각자의 집에 노란깃발을 달 수 도 있겠고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 수 도 있겠다. 이처럼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의외로 많다. 절대로 무력하지 말자. 절대로, 가만있지 말자. 이것은 바로 우리의, 나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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