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세대들의 인생 이모작을 위하여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인생 이모작을 위하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4.16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문수/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교학처장 교수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란 원래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전쟁으로 인하여 떨어져 있던 부부들이 다시 만나고 미루어졌던 결혼이 한꺼번에 이뤄진 결과, 출산율이 높아진 시기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용어라 한다. 즉 아이(Baby)가 급격하게 증가(Boom)한 세대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6. 25 전쟁 이후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나신 분들이 바로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이 세대들은 우리나라 역사상 중요한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부모로부터는 아무런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였고 본인 스스로 독립, 자수성가해야 했던 세대이다. 그러면서도 부모와 자식을 부양하고 공경하면서 살아야 하고, 자녀들에게는 어떻게 하던 고생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배움의 길에서 무한정 베풀며 살아온 세대다.

그러다 보니 본인들의 노년준비는 정작 엄두도 내지 못한 상태에서 어느덧 퇴직을 맞이하는 세대가 되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베이비부머세대의 주인공들은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한국 현대사의 실질적 주역으로 정치·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친 세대이다.

1950년대에는 전쟁으로 인한 산업시설의 파괴로 경제사정이 매우 어려웠고 식량과 생활필수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원조를 받아야 했으며, 국민 대부분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시대였다. 1953년 1인당 국민 소득이 겨우 67달러였으며 볼펜 한 자루 만들지 못하는 가난한 농업국가였다. 그러나 불과 60여 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진입에 앞둔 놀라운 압축 성장을 하였는데, 바로 이런 기적을 이루어 낸 주인공들이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즉,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에 알린 세대이며, 오로지 열정 하나로 1998년에 찾아온 IMF 외환위기를 단번에 극복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에 직면하여 노후를 직접 준비해야 하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요한 연령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베이비부머세대를 대상으로 한 특별한 관심과 연구가 미진하다.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현재 만 52~60세인 베이비부머세대는 약 7백여만 명으로 이들의 대량퇴직이 본격화됨에 따라 상당수가 고용과 노후가 불안정 하게 되고, 당장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약 81세 정도라고 한다. 과거 평균 수명이 70년 내외일 때는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통용되었지만, 지금은 평생직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베이비부머세대의 직장인은 대개 한 직장에 평생을 바쳐 온 세대이다. 이제 80만명 내외의 베이비부머가 매년 퇴직을 한다. 본격적으로 제2의 인생을 가꿔야 할 시점이다.

퇴직자의 대다수가 일할 의사가 있고 충분히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고령자 채용기피․정년 정체 등 활력 있는 고령사회(Active ageing)실현에는 참여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리하여 국내 퇴직자들은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젊은데도, 현실적으로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 기회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현재 범정부적으로 제도 개선 및 대책 사업에 각 부처․지자체의 운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 시행되는 정책에 따르기란 어렵다. 본래 공교육은 학교 교육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경향이 강했다.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면서 지식의 생존 주기가 짧아지고, 청소년-청년기에 배운 지식만으로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평생교육적 의미의 국책특수대학이 실용적인 학문을 통한 재취업 또는 인생 이모작을 위한 발돋움판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내의 대표적인 직업교육대학으로 한국폴리텍대학은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입학이 가능하며, 학습자 중심의 교육기관이다. 기술자 및 기능장을 양성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청소년, 고학력 미취업자, 실직자, 취업취약계층 등에게도 열린 교육의 장이다.

특히 중․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은 특히 호응도가 높다. 기존 학문에 폴리텍대학만의 기술력을 더한 교육을 통하여, 취업에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제2의 도약을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술직 보다 사무직을 선호하였지만, 지금은 기술직 또는 현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일고 있다. 퇴직을 하고는 다시 사무직에 들어가기란 어렵지만, 기술력이 있다면 정년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더한다면, 중․장년층의 오랜 고민인 재취업을 조금 더 쉽게 풀어갈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중․장년층은 오랜 사회생활 덕분에 유연한 사고를 가졌고, 거기다 전문화된 기술까지 익혔다면, 재취업은 어렵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실제로 대학에서 외국어를 전공한 중년의 학습자가 폴리텍대학에서 기술을 배워, 외국에 취업한 사례가 있었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한 번도 일을 하지 않았던 경력단절여성도 국비교육을 받으며 디자인 회사에 취직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사례는 재도약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 간절한 희망일 것이다.

진주폴리텍대학에서는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이모작인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훈련을 준비하고 4월 20일까지 40명을 교육희망자를 기다리고 있다.

남은 노후기간동안 활력 있는 노후 생애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기회는 용기 있는 자만의 것이다. 자신의 인생 경험에 새로운 기술을 “+” 한다면 새로운 인생 이모작이 매우 가치 있는 출발이 되리라 생각한다.

베이비부머! 이름 없는 대한민국을 알렸고, 88올림픽의 성공과 IT강국을 이끈 제1세대, 축배의 “위하여!”를 많이 한 세대들의 인생 이모작에 성공의 축복이 있길 두 손 모아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