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면 언제나 독이 된다
과하면 언제나 독이 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4.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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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여러분의 사무실 풍경은 어떠한가?

새롭게 사무실을 꾸민 친구 회사를 방문했더니 개발 관련 일이 아닌 데도 모든 직원의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 대학은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교수의 연구실에도 컴퓨터가 사무용품으로 비치된 지가 벌써 10여년이 넘어선다. 이제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업무의 유형이 많아진 정도가 아니라 컴퓨터를 쓸 줄 모르면 안되는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다.

학교 교사를 포함하여 직장인도 그렇지만,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컴퓨터로 해야 하는 숙제들이 많아지고, 학부모는 학보모 커뮤니티, 알림장이나 교사 평가와 같은 일도 컴퓨터로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IT와 거리가 있었던 농가에도 작물 관리나 직거래를 위해 컴퓨터와 가깝게 지내고 계신다. 컴퓨터가 나에게는 소중한 작업 도구이지만, 전공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컴퓨터 없이 살 수 없는 시대로 변모해 버렸다.

빠르게 변모하는 IT 세상.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의 대중화로 일상생활이 바뀌면서 컴퓨터가 우리에게 유익한 존재만은 아닌가 보다. 컴퓨터증후군이란 용어가 이제는 보편화 되어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 이상 증상이 의료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등장했다.

장시간 한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컴퓨터 작업을 계속하면 우리의 인체는 불편함을 호소하게 되어 있다. 어딘가 움직이는데 불편하거나 신체의 일부가 저리는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이는 심각한 증세가 자리잡은 것이라고 우리 신체는 이상 징후를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작업에 빠지거나 정해진 시간 내에 맡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아픔을 참고 작업을 계속하면서 질병이 생기는 것이다.

의료진들이 이름붙이기 나름이겠지만, 알려진 증세만 살펴보면 엄지, 검지, 중지를 움직이는데 불편하면 손목터널증후군, 다섯 번째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팔꿈치터널증후군, 어깨나 목 주변 근육의 통증이 생기면 근막통, 하루 12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는 분들에게 나타나는 e혈전증,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컴퓨터시각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피부 장애, 전자기파에 의한 장애 등 컴퓨터증후군은 다양한 형태의 인체 이상으로 나타난다.

방치하면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로 피로감은 물론이고 두통, 초조감, 무기력증 등이 생긴다고 한다. 테크노스트레스 증후군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거나 숙달된 사람들이 컴퓨터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로, 급속한 기술혁신에 대응하여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지는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신체적 질병은 단시간에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각한 질병은 정신적인 질병일 것이다. 컴퓨터를 리셋하는 것처럼 현실도 리셋이 가능할 것이라 착각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을 리셋증후군이라 한다.

어떤 직업이든지 직업병은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왜 유독 컴퓨터 질환에 대한 얘기는 대중매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이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스트레칭을 생활화 하고, 일과 휴식의 적절한 병행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컴퓨터병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오늘부터 컴퓨터에 앉고 사는 현대인들이여, 작업 자세도 점검해 보고, 짬짬이 스트레칭도 하면서 일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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