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꾸어 가는 학교
함께 가꾸어 가는 학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5.13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아이들이 책을 보는데 더욱 편리하도록 학교 도서관을 꾸미는데 학부모회에서 아이디어와 도움을 주기 위해서 학교를 찾으셨다. 선생님이 손이 가지 않는 것을 학부모회에서 참여해 도서관을 꾸미는데 일조를 하겠다는 것이다. 담당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여서 예산의 범위 내에서 더 많은 것을 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였다. 조금만 있으면 아이들이 좋아할 도서관이 될 것을 생각하니 아이들이 행복하게 책을 읽는 모습이 벌써 눈 안에 가득하다.


학교란 선생님과 교직원들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선생님들만의 아이들이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민들 모두의 학생인 것이다. 우리 학교는 본교와 분교가 지리산 자락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 자리잡고 있는 학교이다. 분교는 옛날의 학부모와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요즈음도 그대로 전통을 이어가는 마을의 학교이다. 학교의 작은 일들은 학부모들이 손수 방문해서 해결해주기도 하고, 학교의 행사에는 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닌 학부모, 지역민과 할아버지 할머니 등 온 마을의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행사로써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이어가는 학교이다. 그래서 인지 아이들도 학급마다 적은 숫자이지만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학교의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의 향기를 몸으로 담아가고 있다. 본교도 올해 들어서는 학부모들이 학교의 행사에 더 많이 참여하기 위하여 바쁜 가운데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봄 현장체험학습에서는 하동 섬진강 백리 길을 걷는 체험학습을 하였는데 많은 학부모들이 함께 걸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섬진강 가의 모습을 가슴에 담으면서 추억을 쌓았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이제는 학교의 교직원들만의 몫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모든 분들도 알고 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학교에 가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 참여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다.

간혹 학교에 참여하는 분들 중 자기 자식만을 생각하고 참여하는 분들이 있어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부모들 중에는 자기의 아이들에게 나쁜 친구는 사귀지 말라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작은 학교에서는 그러면 친구가 없이 혼자 놀아야 한다. 큰 학교에서는 어떨까? 자칫 잘 못하면 외톨이로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나의 아이가 사귈 수 있는 친구들을 더 관심을 가지고 내 아이를 착하게 키우듯이 하면 어떨까? 나의 아이는 놔두고 그 아이의 주변에 있는 아이들을 착하게 키우면 자연히 그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나의 아이도 착하게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 참여하는 부모님들은 학교에 참여할 때에는 나의 아이보다는 아이의 친구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보살피며 선생님의 보조 역할을 하면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님들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또한 그 아이로 인하여 나의 아이도 더욱 착하고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날 것이다.
내일이면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그린 리서치’로 분교에서 의신마을까지의 옛길인 서산대사가 걷던 길을 사제동행하여 걷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본교와 분교의 아이들이 함께 하고, 나아가서 부모님 중에서도 동참을 하실 분들의 희망을 받아서 하려 한다. 벌써 많은 학부모들이 함께 하기를 원한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학년별로 걷는 것이 아니라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함께 하는 동아리별로 걷도록 하기로 하였다. 걸으면서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숲 해설사도 동행을 해서 설명을 곁들이고, 학부모 중에서 식물과 약초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 분의 협조도 받아서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숲이 주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자연의 혜택도 몸으로 느끼면서 걷는 체험학습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교직원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바른 사람으로 키울 것인지 고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들에게 가지게 하고, 지역민들에게는 학교와 함께 아이들을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학교 문을 열어 놓을 것이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함께 하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자리 잡은 우리학교의 학생들은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마을의 어르신들이 함께 동참하여 만드는 학교에서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바른 행동을 하는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