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맞이 합천 해인사 소리길
여름 맞이 합천 해인사 소리길
  • 합천/김상준기자
  • 승인 2015.05.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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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홍류동 계곡 절경을 한눈에
 

합천군 가야면 소재 가야산(伽倻山) 국립공원에서 해인사입구까지 4km 이르는 홍류동 계곡은 합천이 자랑하는 8경중 한곳이다.


가야산 남쪽자락에 자리 잡은 해인사는 14개의 암자와 75개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국내 3보사찰 중 법보사찰로 유명하다. 주봉인 상왕봉(1430m)의 ‘상왕’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말하는 것으로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야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홍류동 계곡은 이름처럼 가을 단풍 절경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에도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계곡 주변에는 소나무 뿐만 아니라 활엽수가 우거져 있어 그 아름다움이 해인사와 함께 가야산의 백미로 손꼽힌다. 이 녹음이 가을에 절정을 이뤄 흐르는 물조차 붉게 만들어 홍류동이라 이름 붙이게 했다.

지난 2011년에는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맞아 홍류동 계곡을 6km에 7개의 다리와 500m의 데크로 새롭게 단장해 ‘해인사 소리길’로 조성했다. 계곡 길을 걷다 귀를 기울이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세월 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리길’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다.

해인사 소리길은 홍류동 계곡을 일반인들이 보다 가까이 보다 편하게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 친환경 테마로드로 가야산 권역에 산재한 다양한 문화유적과 천혜의 생태환경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와 볼거리를 지녔다.

그동안 사람들의 접근이 없어서 아름다운 자연생태계가 온전히 보전돼 있고 계곡을 넘나드는 여덟 개의 다리를 따라 가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경사를 완만하게 처리하고 노면을 평탄하게 해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자연에 접근할 수 있다.

홍류동에는 주요문화재 자료인 농산정과 낙화담, 분옥폭포 등 19명소가 있으며 특히 ‘농산정’은 통일신라말 최치원 선생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신선이 되었다고 전하는 곳으로 곳곳에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다.

주위의 송림사이로 흐르는 물이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소리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하며 선생이 갓과 신만 남겨두고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전설을 말해주듯 농산정과 맞은편 큰 바위에 암각된 최치원 선생의 친필을 볼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가야산사무소는 지난 2013년 소리길에 350㎡ 규모의 ‘생태연못’이 조성했다.

이 연못은 해인사 소리길 탐방로상 외래식물이 서식하던 유휴지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해인사 측과 공동으로 조성했다. 인근 도로 및 마을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도 해 홍류동 계곡의 수질보전에도 기여한다.

한편 지난해 11월에는 합천 대장경테마파크와 해인사 소리길 스토리텔링 개발을 위해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인 학자, 예술가, 전시 기획자 등 10여명을 초청했다.

자연과 호흡하며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걷는 명상의 길, 침묵의 길, 돌아보는 길, 맨발로 걷기, 마음전하기, 마음씻기, 돌탑쌓기 등으로 심신의 피로를 풀고 가야산의 수려한 가을정취를 느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가야산 백련암에서 수도했던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는 홍류동 계곡의 맑은 물과 더불어 가야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에 항상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합천/김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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