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마당, 발표회
능력마당, 발표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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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장
지방자치 시행 후 지자체들의 각종 문화행사가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정리된 것, 존속하는 것, 한층 발전된 것 등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얼마 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우리지역의 대표 문화행사인 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는 역사도 깊고, 명품축제들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화행사 혹은 축제들은 지역의 통합, 자긍심의 함양, 문화의 수준향상, 자기지역에 대한 관심제고, 지역홍보, 경제적 효과 등을 가져올 수 있다. 더불어 우리들 자신의 재발견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가을은 문화행사 혹은 축제의 계절이라 할만하다.

지자체 뿐만 아니라 요즘 많은 학교들이 성과보고회, 발표회, 학예회, 축제, 문화제 등등의 이름으로 학생들이 배운 것을 적용하고, 능력과 소질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식에 생명을 불어넣는 활동이요, 아이들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업시간에 배운 지식들은 칼집에 들어있는 칼과 같아, 적용하고 활용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의미가 반감되고, 세월과 더불어 기억 속에서 사라질 뿐이다. 우리 어른들 모두가 느끼듯이 중·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열심히 외며 공부한 영어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토록 열심히 풀었던 미분, 적분 문제들을 보면, 풀기는 고사하고, 그 기호들이 낯설기 그지없다. 이런 지식들이 우리들의 살과 피가 되어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으로만 머릿속에 머물고, 실제상황 적용을 통한 과학습(Over Learning)과정을 거쳐 완전한 우리 것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구사람들은 대학까지 졸업한 우리나라사람들이 영어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영어를 사용할 기회를 만나지 못하였고, 지식으로만 맴돌다가 사라졌을 뿐이다.

학교교육에서 새로운 지식을 가르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배운 것을 적용하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말하자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능력마당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의 사람들에게 입시를 위한 문제풀이가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이런 활동들은 우리 교육에 대한 자연스런 평가의 기회이며, 학생들에겐 학교 교육활동으로 연마한 능력들을 펼치는 능력마당이며, 학생들에 대한 수행평가의 장이기도 하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자기 아이들의 능력이나 끼나, 학교생활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조그만 창이기도 하다. 우리네 일상이 자녀들이 입학한 후 학교에서 자녀들의 공부, 생활모습을 볼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자기의 능력들, 노력들, 꿈을 보여줄 기회이고, 성취를 확인하고, 내발적 동기가 강화되는 기회가 된다. 이것이 발표회가 갖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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