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기대-오륙도 갈맷길 탐방
부산 이기대-오륙도 갈맷길 탐방
  • 장금성·사진/이민규기자
  • 승인 2015.06.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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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과 갯바위로 잇는 해안가 절경

▲ 오륙도 '방패섬'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이기대 갈맷길은 동생말에서 오륙도 선착장까지 4.7km, 2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되며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기대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보기위해 찾고 있다.

이기대(二妓臺)의 이름은 동래영지(東萊營誌)에 나타난다. 동래영지는 조선시대 좌수영의 역사와 지리를 소상히 소개하고 있으며 좌수사로 있던 이형하(李亨夏, 1850년 재임)가 종전의 기로글 토대로 보충 수집해 기록한 책이다. 이 동래영지 중 산천을 밝힌 부분에 ‘이기대’라고 적고 ‘좌수영에서 남쪽으로 15리에 있다. 위에 두 기생의 무덤이 있어서 그리말한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향토사학자 최한복(1850~1968)의 말로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수영성을 함락시키고 경치 좋은 이곳에서 축하잔치를 열었는데 수영의 기녀 두 사람이 잔치에 참가했다가 왜장에게 술을 권하고 술 취한 왜장과 함께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다. 그 두 기생이 이곳에 묻혀 있어서 ‘이기대’라 하나 그에 대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보통은 제1코스인 동생말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반대로 오륙도 선착장에서 동생말로 올라오는 2코스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 중간에서 자주 마주친다.

▲ 농바위
오륙도 근처 산책길을 걷다 내친김에 해안코스로 올라온 부산시민들도 있고 선착장부터 올라간 후 농바위와 이기대를 지나 해녀막사에서 시원한 하산주와 해산물을 원하는 등산객들도 있기 때문이다.

위태로운 절벽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마주치면 위험할 것 같지만 절벽 쪽으로는 펜스가 설치돼 있고 길이 잘 정비돼 있어 무난히 비켜갈 수 있다.

부산시는 지난 2008년 2월부터~2014년 2월까지 동생말~오륙도로 이어지는 3950m구간에 사업비 29억8000만원을 들여 해안길을 정비하고 구름다리, 울타리(펜스) 등을 설치했다.

오륙도는 남남동으로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는 바위섬들로 선착장을 시작으로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방패섬과 솔섬이 물때에 따라 썰물이면 하나로, 밀물이면 두개로 분리돼 5개 또는 6개의 섬이 되는 현상에서 오륙도라고 불린다. 지난 2007년 10월 1일 문화재청에서 국가명승 제24호로 지정했다.

12만년전까지는 육지와 이어진 작은 반도였던 것이 거센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육지에서 분리되어 지금의 모습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740년 편찬된 ‘동래부지 산천조(東萊府誌 山川條)’에 따르면 ‘오륙도는 절영도 동쪽에 있다. 봉우리와 뫼의 모양이 기이하고 바다 가운데 바란히 서있으니 동쪽에서 보면 여섯봉우리가 되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봉우리가 되어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라고 기록된 바와 같이 보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 이기대 해안가 산책로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출발했다면 멀지않은 곳에서 농바위 표시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는 절벽과 수풀에 가려 바위머리만 보여 알 수 없고 좀더 가서 전망대에 도착해서야 바다가 위태롭게 쌓아놓은 2개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이제부터 목적지인 동생말까지 2시간 남짓 걸어야 하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이정표나 계단이 설치돼 힘들지는 않다. 다만 길 곳곳에 해안경비를 위한 군사시설이 있어 자칫 군사시설내로 들어가거나 갈림길을 해매는 해프닝이 종종 발생한다.

드문드문 앉아 쉴 수 있는 전망대나 쉼터가 마련돼 있으며 바닷바람은 땀을 식혀 주고 광활한 바다수평선과 절벽의 기암들로 눈은 즐겁다. 수풀사이로 바다밖에 보이지 않는 전경에 끝이 보이지 않는 다리가 나타났다면 목적지에 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기대 해안가를 걷다보면 암산암질 화산각력암을 갈로질러 마치 어두운 녹색 카펫을 길게 빨아놓은 듯한 모습을 한 암석이 있다. 이것은 뜨거운 마그마가 지층이나 암석의 약한 부분이나 틈을 뚫고 위로 올라와 굳어진 것으로 암맥(dike)이라고 한다.

이기대 지질탐방로에서는 이러한 암맥을 흔히 관찰할 수 있는데, 특히 이곳의 암맥은 철(Fe)과 마그네슘(Mg)을 많이 함유한 유색광물 중의 하나인 각섬석이 큰 결정으로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질공원(Geopark)은 지구과학적 중요성 및 우수한 경관을 가지는 지역을 보전하고 활용하기 위한 제도다. 부산지질공원에는 낙동강 하구, 몰운대, 두송반도, 두도, 태종대, 오륙도, 이기대, 장산, 금정산, 구상반려암, 백양산의 총 12개의 지질명소가 있다.

▲ 해녀막사에는 갓잡아온 해산물로 가득하다.
저 멀리 해녀막사는 해녀들이 해산물 채취를 위해 어구보관, 잠수복, 탈의 및 조업 후 휴식장소로 40여년전에 만들어져 오던 것을 2005년 ‘이기대 해안산책로’ 사업을 계기로 강한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정비했다.

막사는 돌탑으로 쌓은 거북이가 바다로 나가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머리는 자연 갯바위다. 부산 바닷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고 해녀들이 차려놓은 해삼, 전복, 성게, 미역 등 각종해산물을 안주삼아 마시는 하산주는 이기대 갈맷길 만의 별미 중의 별미다.

완만한 갯바위에 서서 광안대교가 가로지르는 바다와 기념촬영을 하고 나면 구름다리를 통해 동생말 주자창에 도착한다. 장금성·사진/이민규기자
▲ 오륙도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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