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감사하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감사하다
  • 글/황지예 수습기자·사진/이민규기자
  • 승인 2015.06.08 14: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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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성악가 소프라노 이종은

▲ 이종은씨는 내가 하고 싶은 꿈을 가져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결국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성악가로 손꼽히는 소프라노 이종은씨는 진주가 고향이다. 지금은 진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아노와 성악에 흠뻑 빠진 소녀 이종은은 세계적인 소프라노를 꿈꾸며 해외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오랜시간 유수의 성악가들로부터 사사를 받아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실력을 가지고 진주로 돌아왔다.
2011년 경남문화예술회관 귀국독창회와 2012년 서울독창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유수한 오페라 작품들을 통해 이름을 알리면서 제2의 무대인 강단에서 청출어람(靑出於藍)할 꿈나무들의 재능과 꿈을 키워주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회상했다. “어릴 적 리틀엔젤스 합창단 등 공연을 찾아가보고, 음악회 방송을 TV가 뚫어져라 보면서 성악가의 꿈을 키웠다. 특히 당시 경상대에서 펼쳐진 ‘가곡의 밤’공연에서 어느 유명 소프라노의 ‘수선화’ 곡이 너무 아름다워 내 마음에 충격처럼 와 닿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느끼며 성악가의 꿈을 키웠다. 나도 잘 하는 게 정말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꿈을 발견하게 해준 학예회에 참여했던 게 행운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노래 잘하는 학생으로 불려지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내가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찾아 일단 꿈이 있으면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꿈을 크게 가져라”
일주일 중 절반은 서울에서, 절반은 진주에서의 강의를 위해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는 성실함, 책임감이 자신의 힘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보람과 즐거움이 묻어났다.    /편집자주


다음은 소프라노 이종은과의 일문일답.

-성악가로 활동하신지 얼마나 됐나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활동하다 한국에서 활동한 것은 2010년부터이다.

▲ 창작오페라 <모세>에서 시나이데 役 이종은 아리아 장면.
-처음 성악에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갖게 된 계기는
▲삼현여중 학생 때 학교 학예제 경연에서 떨어진 뒤 속상해했다. 성악을 하셨던 아버지께서 이태리 가곡집을 사오셔서 직접 가르쳐 주셨다. 이후 배옥향 선생님께 찾아가 배워 개천예술제, 시도대회를 휩쓸고 성악가의 길을 결심했다.

-본격적으로 성악을 배우게 된 계기는
▲중학교시절 김혜경 음악 선생님이 저에게 용기를 주셨고 고등학생 때 서울로 레슨을 다니기 힘들어 해외유학을 고려하게 됐다. 고2 때 호주국립음악원 오디션에 합격돼 호주로 향했다.

-당시 도움을 준 은사님이 있나
▲성악 콩쿨에서부터 호주음악원 오디션까지 반주와 컨디션 조절까지 애써 주신 현재 제일여고 정미경 선생님께 감사하다.

-만16세의 나이로 호주 퀸즈 랜드 국립음악원으로 첫 유학길에 오른 당시의 포부는 어땠나
▲막연히 조수미, 홍혜경, 신영옥처럼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유학길에 향했다. 어릴 때는 먼 꿈을 막연히 꾼 것 같지만 지금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어 행복하다.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등 오랜 유학생활에 대해
▲만 20년 동안 해외유학생활을 했다. 1995년도 22살 때 쯤 호주에서 이탈리아로 향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작 배우고 싶었던 벨칸토 발성, 오페라를 배웠다. 힘들지만 열정과 흥미를 느끼면서 매일 매일 부단히 연습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생활 중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다면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루치아나 세라(Luciana Serra)’가 제 스승이셨다. 이탈리아에서 그분의 공연을 거의 빠지지 않고 보았다. 최근 예술의 전당 공연 당일 야외무대에서 스승님의 공연 영상이 상영된 것을 알고 저를 위해 영상으로까지 나타나 저에게 주의를 주시는 듯이 느껴졌다. 선생님을 늘 동경하고 가르침을 따르고자 눈 물흘리며 연습하던 그 초심을 다시한번 상기했다.

-해외에서 다양한 공연 활동들에 대해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영국, 벨기에, 독일에서 활동했다. 특히 스위스의 여러 지역에서 공연을 제일 많이 했고 나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 창작오페라 <운영>에서 무녀 금화로 열연
▲ 소프라노 이종은씨가 지난 2월 창작오페라 <운영>에서 무녀 금화로 열연하고 있는 모습.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의 순간이 있다면
▲2004년 스위스 바젤슈타트에서 세기의 테너 주세페 디 스테파노(Giuseppe di Stefano)를 위한 헌정공연 무대에 섰다. 당시 쇄약하신 상태에서 제 노래에 벌떡 일어나 환호하신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렵게 구한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여드리니 감격하며 ‘너의 목소리에 찬사를 보낸다. 잘 될거야’라고 적어준 것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 그 뒤 얼마 안 되어 케냐에서 돌아가셔서 저의 공연이 그 분의 생애 마지막 공연이었을 것 같아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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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성악가 꿈 안고 오랜 유학생활
이탈리아 정통 벨칸토 전수 받은 후
국제 성악콩쿨 다수 입상 세계적 인정

지난 2011 귀국독창회 호평 받은 후
국내 오페라계 다양한 활동, 행복하다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

<마술피리> <라트라비아타> 등 출연
미래 꿈나무 위한 강의·무대 지도 
내 역할에 매순간 최선 보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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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언제 돌아왔나. 귀국 후 첫 무대는
▲2010년 한국에 돌아온 뒤 2011년 3월 진주에서 귀국독창회를 가졌다. 경남예술회관에서 1500석 만석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고향 지역을 우선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진주의 피아니스트 백은정 선생님과 함께 했다. 그 공연 영상을 통해 2012년 1월 음악저널 제22회 신인음악상 대상을 수상했다.

-음악저널 신인음악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던 소감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아 당시 한국음악계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수상을 계기로 서울독창회 후 다양한 공연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돼 감사하다.

-진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기 힘들지 않나. 그 원동력은
▲내가 긴 시간 여행을 자주하는 것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힘들어도 재밌고 즐거운 일들이 생길 것이라 상상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다고 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 공연준비로 일주일에 2~3회 서울을 오가면서도 나를 믿고 좋아해주는 아이들과의 수업도 빠지지 않는다. 그것이 저의 힘이 아닌가 싶다.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제6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선보인 Rossini 오페라 <모세> 작품과 이번에 맡은 ‘시나이데’ 역할에 대해
▲광복70주년 기념오페라로 지난달 22일부터 3일간 예술의 전당에서 오페라극장에서 열렸다. 시나이데는 나쁜 바로 왕과 이적을 행하는 모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집트 왕비이다.

-지난 2월 국립해오름대극장에서 펼친 창작오페라 <운영>과 맡은 역할에 대해

▲‘운영’은 조선시대 궁녀의 이야기이다. 제가 맡은 역할인 무녀 ‘금화’는 주인공 궁녀 ‘운영’의 맺을 수 없는 사랑을 돕고픈 마음과 하늘의 뜻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안무를 동반한 멋진 장면들이 많았다. 공연 후 KBS에 방영되었다. <운영>, <모세>에서의 모든 역할이 극중 존재감이 있기에 저의 모든 열정을 쏟았다.

-2013년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착 오페라 <선구자 도산 안창호>는 어떤 공연이었나
▲안창호의 독립운동역사에 관한 이야기로 흥사단 100주년을 기념해 그 업적을 기리는 작품이다.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 게이코를 연기했다.

-국내에서 활동을 해오시면서 감사한 분들
▲제가 오페라를 사랑하고 하고 싶어 하는 뜻을 이해 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장수동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여러 선생님들 계시지만 저에게 기회를 주시고, 음악적으로 영감을 주시는 테너 임웅균 선생님, 테너 박기천 선생님, 독창회 후 제 앞날을 축복해 주셨던 평론가 탁계석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지난 5월,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진 창작오페라 <모세>에서 시나이데의 아리아 장면
-한국의 오페라에 대해 희망하는 점
▲ 한국은 재능 있는 오페라 가수, 연출가분들이 많은데 많은 관객들이 찾을수록 고급문화의 문턱이 낮아지리라 생각한다. 클래식은 웰빙음악이다. 패스트푸드의 순간의 즐거움보다 건강과 웰빙을 생각하는 슬로우 푸드가 각광을 받는것처럼 음악에서의 웰빙이 우리 정서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진주지역의 예술에 대해
▲진주는 흥과 재능이 있는 분들이 있는데 ‘예술의 도시’ 명맥을 위해 이상근 음악제, 개천예술제, 논개제 등 여러 축제들이 시민들의 더 많은 참여로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이상근 음악제에 대해
▲제3회 때부터 지금까지 출연기회가 생겨 출연하고 있다. 훌륭한 이상근 작곡가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지속 유지되어 좋은 음악제로 성장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대를 장악하는 힘과 청중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다. 어떤 노력으로 발휘되는 힘인가
▲사실 무대에 서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무대는 가장 무서운 곳이다. 그 공포를 느끼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한다.

-학생들에게 무대 경험이 필요한 이유
▲무대는 흥미롭고, 한편으론 긴장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하는 자극제 역할이 필요하다. 호되게 배우면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공연을 마친 뒤 어떤 기분인가
▲공연은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또한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다시 선물로 돌려준다. 조금 전 순간은 다시 없는 행복이다. 그럼 또 새로운 경험을 찾게 되는 것이다.

-국내의 오페라계에 대해서 생각하는 점
▲오페라가 외국어로 공연이 되서 그런지, 티켓 가격이 비싸서 인지 공연장을 찾는 분들이 많지 않다. 보지 않던 분들도 한번 오페라를 보시면 감탄한다. 이번 모세 공연을 통해 느낀 점이다.

▲ 창작오페라 <운영> 무대인사장면에서 (가운데 흰색 의상 무녀 금화 役 이종은, 좌측 맨끝 장수동 감독)
-관객들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계신 점
▲이번 <모세> 공연을 위해 진주의 많은 분들이 서울 예술의 전당을 오셔서 관람했고, 호평을 받았다. 그분들을 위해 공연 연 한달 전 SNS 그룹 ‘모세와 오페라여행’을 만들어 먼길 오실 분들이 공연을 잘 즐길 수 있도록 진행, 연습과정 사진과 안내를 했다. 관광버스를 대절하고 공연장근처 식당도 안내했다. 하루 공연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페라에 생소한 많은 분들이 감명 받고, 더 알고 싶은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클래식과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즐길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얘기한다면
▲진주에도 경남문화예술회관 등을 통해 좋은 공연이 많이 열린다. 극장에 자주 오실수록 더욱 잘 즐길수 있게 된다. 공연 프로그램 등을 읽어보시고 관객석에 앉아서 무대의 공연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마음으로 즐겨보라고 말하고 싶다. 극장에 들어오신 순간에는 세상 일들은 잊고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보시길 바란다.

-강의 활동을 하시는데, 현재 어디에서 강의하시나
▲현재 경남예술고등학교(진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서울)에서 강의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의 보람과 의미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특히, 6월 2일 경남예고 정기연주회에 사운드오브뮤직 공연 선보이는 등 매년 다양한 레퍼토리로 무대에 꼭 세우려 노력한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은 몇 분간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있는 무대를 경험하도록 하고 싶다. 이 작은 가수들이 나보다 큰 사람이 되길 소망하며 매년 준비하면서 같이 연습하는 속에서 서로 좋은 점을 배워 나간다.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된 제자들이 제 공연을 찾아올 때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공연활동과 교육을 병행하실 예정인가
▲무대에 오르는 감동과 열정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기 때문에 내가 무대에서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아이들에게 무대를 알려주고 싶다.

-앞으로 서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나에게 맞는 어떤 역할이 또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하시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성장해서 더 풍부한 무대에서 활동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

- 예술가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예술 고등학교에는 꿈이 있는 아이들이 많다. 꿈이 작은 아이들도 있다. 무조건 큰 꿈을 꾸라는 것은 아니다. 너무 큰 꿈은 학생 스스로와 주변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꿈을 꾸라고 한다. 일단 꿈이 있으면 그 꿈을 향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나 자신도 계속 꿈을 꾸고 있듯이 말이다.  글/황지예 수습기자·사진/이민규기자

■이종은 소프라노는

-진주 가람초, 삼현여중·고등학교 졸업
-호주 Brisban, Queenslad 국립음악원, (Griffith 대학교) 수학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국림음악원 졸업, 조교과정 이수
-Valesesia 국제음악콩쿨1위 수상, G,di stepano 국제성악콩쿨 장학금 수상 등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에서 <라보엠> <리골레토> <Cosi fan Tutte> 주역 출연
-귀국 후 <마술피리> <라트라비아타> <나비부인>
-창작오페라 <선구자 도산안창호> <운영> <모세> 등 주역출연
-이상근국제음악제, 제주 국제관악제 출연 
-제22회 음악저널 신인음악상 대상 수상
-다수의 교향악단, 시향, 관현악단 협연, KBS열린음악회 출연
-한예종, 경남예고, 부산예고, 한국국제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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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2015-06-09 09:42:03
아름다운 목소리와 열정과 감동을 주는 자랑스런 성악가입니다
늘 작은무대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관객과 호응하며..
멋진무대를 보여줘서 좋고요..
앞으로도 좋은 공연 많이 보고싶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