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공부를 해 보자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공부를 해 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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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우리가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과 같은 내가 아닌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배워야 한다.”고 말한 구본형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그의 글 중에 “사람은 나서부터 죽는 날까지 외부 세계에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 이것이 배움이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낯선 것들이 몰려든다고 해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배움은 우리를 현명하게 만들고, 현명함은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뱉어 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다. 다양한 세상, 그것은 여러 색으로 어울려 활짝 핀 아름다움이다. 봄이 아름다운 이유는 여러 꽃들이 어울려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요즘 평생교육원이나 시나 구 단위에서 운영하는 시민강좌에 들어가 보면 주부들의 배움의 열기로 강의실 온도는 뜨겁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자꾸 잊어버리는 기억력을 메꾸려고 열심히 받아 적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나는 배움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음에 행복하다. 배움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는 언제 보아도 행복바이러스로 뭉쳐있다.

학창 시절은 정해진 내용을 배우던 시절은 재미가 없어 공부를 게을리 했지만, 요즘처럼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알았으면 학창 시절 진짜 열심히 했을 텐데라고 말한다. 만약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면 지금처럼 과연 열심히 공부할까? 난 ‘아니다’에 한 표. 옛 어르신께서 공부는 때가 있다고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고 하셨지만, 공부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즐길 수 있어야 재미가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즐기지 않고 억지로 자리를 지키는 공부는 단순한 노동이다. 세상을 바라보면 시각이 바뀌고 공부의 즐거움을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배웠던 공부가 지금의 시각에서 보니 재미있는 내용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학생들의 얼굴 표정을 보면 불쌍하다. 모르는 지식을 알아가는 것에 흥미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시험에만 매달려 공부하고 있는 모습, 좋은 학교로의 진학을 위해서만 매진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공부를 하는 근본적인 목적 의식이 없으니 학교 공부에 무슨 흥미가 있겠는가? 사람마다 즐거움을 느끼는 성향이 다른데, 우리 사회의 교육 체제는 ‘보편적 학교교육’이라는 이름하에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 학생의 개성은 잠시 접어두고 국가적 정량화에 초점을 맞추던 과거 시절과 한국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공부를 받는 학생들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초등학교 교육은 그나마 학생 중심의 교육 체제로 조금은 자유로움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다지만 입시, 시험성적을 중요시 여기는 중등학교 이상은 이를 허용할 여지가 없다. 자유로울 것 같은 대학 교육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취업을 목표로 많은 것들을 포기해 왔고, 포기하려 한다.

청년 실업자가 늘고 있다고 정부는 고민해 왔다. 지난 몇 년동안 대학교육이 잘못되어 청년 실업자가 생겨났다고 우리 사회는 말해왔다. 다수의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이 기업에서 활용가능한 기술을 대학에서 가르치지 않았기에 대학을 마치고 회사에 들어오면 다시 교육을 하는 것이 잘못된 교육에서 오는 문제점이라 파악하고 학교 교육의 개선을 요구해 왔고, 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작성했다.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교육으로 체제를 바꾸고 변화를 추구해 왔지만, 청년 실업율은 더 높아만 간다. 왜일까? 근본적 해결책이 잘못 제시된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가 늘 겪는 잘못된 미래에 대한 예측은 국가 발전을 저해하거나 혹은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곤 했다. 스펙이 아이라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 단기적으로는 회사가 원하는 기술 교육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장기적 사회 발전과 개인의 번영을 위해서는 기술 교육만이 살 길은 아니다.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 평생학습 시대에 자신의 물감을 찾고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공부다운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 학생을 사랑하기에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은 교사에게 물어보라. 너희가 말하는 공부는 무엇인가? 현재의 삶도 행복하고, 미래의 삶도 행복을 꿈꿀 수 있는 교육,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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