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烈士)·의사(義士)·지사(志士)
열사(烈士)·의사(義士)·지사(志士)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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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1859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나 향년48세로 생을 마감한 이준(李儁)은 조선말이었던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의 특사로 파견되어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하여 2년 전인 1905년 강제적으로 맺은 을사조약의 무효와 한국의 독립에 대한 열강의 지원을 요청하다가 일제의 방해공작으로 평화회의 참석이 봉쇄되자 비분강개하여 나라 잃은 울분을 토하며 ‘조국을 구해 주십시오. 일본이 대한제국을 유린하고 있습니다.’라고 외치면서 할복자결(割腹自決)로 순국(殉國)하였다. 선생은 죽기전 “살아도 살지 아니함이 있고 죽어도 죽지 아니함이 있으니 살아도 그릇 살면 죽음만 같지 않고 잘 죽으면 오히려 영생한다”는 명언을 남기신 애국계몽 운동가였다. 선생에게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으며, 유해(遺骸)는 1963년 헤이그에서 옮겨와 국민장으로 서울특별시 수유리에 안장했고, 1964년 장충단공원에 동상이 세워졌다.

1902년 충남 천안 병천면에서 태어나 1920년 향년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한 유관순(柳寬順)은 이화학당재학 당시 1919년 3월 1일 일제강점기에 있던 한국인들이 일제의 지배에 항거하여 독립을 선언하고 비폭력 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아오내 장터 만세시위를 주동하다가 수감된 뒤에도 옥중 투쟁을 계속하다가 ‘내 손톱이 빠져 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되었다. 이준과 유관순은 열사라고 한다.

190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1932년 향년25세로 생을 마감한 윤봉길(尹奉吉)은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개최된 일본의 전승(戰勝)축하기념식에 참석한 일본군 수뇌부를 물통과 도시락에 장착한 폭탄을 던져 폭살(爆殺)한 독립운동가 이다.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산다. 보라! 풀은 꽃을 피우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도 이상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를 다짐하였다. 우리 청년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더 한층 강의(剛毅)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雨露)와 나의 강산(江山)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하였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선생에게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1879년 황해남도 해주에서 태어나 1910년 향년31세로 생을 마감한 안중근(安重根)은, 한말의 교육가·의병장·의사(義士)로 러시아에서 의병활동을 하다가 1909년 초대조선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조선침략의 원흉으로 지목하여 하얼빈에서 권총으로 사살하고 사형선고를 받고 1910년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형 집행 전 집행인이 마지막 소원을 묻자 “5분만 시간을 주시오.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하고 5분 동안 책의 마지막 부분을 다 읽고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 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다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선생에게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윤봉길과 안중근은 의사라고 한다. 열사와 의사의 공통점은 둘 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의롭게 생을 마감한 사람이다. 다른 점은 열사는 맨몸으로 싸우다 생을 마감한 사람을 의미하고, 의사는 무력으로 싸우다 생을 마감한 사람을 의미하고 있다. 지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하려는 드높은 뜻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다.

분열과 갈등을 호국정신으로 극복하자는 호국의 달에 열사·의사·지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한 번 되새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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