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볶은 원두 판매!”
“갓 볶은 원두 판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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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요즘 동네마다 있는 로스팅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다.


커피는 단연코 금방 볶여진 커피가 오래전에 볶은 커피보다는 맛있다.

커피 생두에는 300여 가지의 향기 성분은 로스팅을 하게 되면 1,000여 가지의 향기성분으로 많아진다. 하지만 향기롭고 좋은 커피 향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휘발되기도 하고 공기, 열, 자외선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다른 향으로 변하기도 한다.

갓 볶여진 커피는 몇 달이 지난 오래된 커피보다는 맛있지만, 숙성된 커피 보다는 감칠맛이 부족하거나 거친 향미가 난다.

와인과 비교하자면 그해 갓 수확하여 판매하는 신선한 보졸레누보 와인은 신선하고 산뜻한 과일의 와인 맛은 나지만, 저온창고에서 긴 시간 숙성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와인 맛과는 비교 할 수 없다. 보졸레누보 와인은 신선한 햇와인을 맛 볼 수 있는 기념적인 행사 와인인 것이다.

와인 창고에서 오랫동안 보관된 와인이나 최근에 병입된 와인을 와인잔를 계속하여 돌리거나, 디캔터를 이용하여 와인을 공기와 접촉을 통해 와인의 향을 증대 시키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기를 통한 빠른 숙성을 통해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필자도 소주대신 막걸리를 마시는 이유도 그와 같다.

와인의 숙성 시간은 몇 년이나 몇 십 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숙성되지만, 막걸리의 유통기간은 빠르면 10일부터 1년인 것이다.

막걸리는 짧은 유통기간으로 매일 마다 맛이 달라지는 맛의 차이를 즐길 수 있는데 경험상 제조 후 일주일이상 되어야지 신맛과 쓴맛, 단맛과 감칠맛의 밸런스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커피도 막걸리나 와인처럼 다를 바가 없다.

금방 로스팅 된 커피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로스팅된 날짜의 변화에 따른 맛의 재미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와인이나 막걸리 병마개를 열어두면 초산균이 침투하여 빠른 숙성이 되는데, 커피 도 분쇄를 하게 되면 급격하게 향이 손실되어 진다.

커피는 마시기 전 분쇄하기를 권하고, 많은 양을 구매하지 말기를 권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통기간 없는 늘 한결같은 맛의 소주만 먹어서 일까?

삼품백화점 붕괴가 20년이 지났음에도 세월호나 메르스 사건처럼 한결같이 바뀌지 않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하고, 나이 들면 나이 값 하라고 한다.

커피의 숙성이나 와인, 막걸리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맛과 향을 가지는 것처럼 사람들도 안전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지는 변화와 화를 참을 수 있는 부드러운 마음들이 많아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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