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한방 힐링 왕산·필봉산에서
산청 한방 힐링 왕산·필봉산에서
  • 산청/정도정기자
  • 승인 2015.07.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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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촌 둘러 구형왕릉 나들이
▲ 산청 동의보감촌 전경

산청군 금서면에 위치한 왕산(王山)은 예로부터 가야의 많은 왕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산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산이 아님에도 왕산으로 불렸다.


이웃하고 있는 필봉산은 산의 모양이 붓끝처럼 생겼다고 붓의 봉우리, 즉 필봉(筆峰)이라고 하는데 높이는 이웃한 왕산보다 낮지만 왕산을 보좌하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어 시야에 먼저 들어오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산청군에서는 왕산이 있는 금서면 특리 일원에 산청 한의학박물관과 동의보감촌을 조성하고 매년 한방약초축제를 여는 등 산청을 한방약초, 한의학의 성지로 만들고자 하고 있다.

 

▲ 동의보감촌 기체험장 동의전

왕산과 이어지는 필봉산을 배경으로 우주 삼라만상을 구성하는 다섯가지 요소(나무, 불, 흙, 광물, 물)를 주제로 한 산청 한방테마공원이 있다. 테마공원은 친환경적으로 기존 수림대와 계곡을 조성했으며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어서 관광과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국 최초 한의학전문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산청 한방테마공원으로 발길을 돌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곰과 호랑이 상징 조형물과 샘골이다. 조명 등과 울타리 장식이 잘 어우러져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상징거리 오른쪽에는 초정이라는 연못이 있고 연못 가운데는 물 긷는 소녀상이 있다.

 

▲ 동의보감촌 왼쪽 편에 조성된 계곡길

샘골 바로 옆으로는 명의동네라 이름 붙여진 산책로가 있는데 지압보도가 설치되어 있어 신발을 벗고 지압을 해도 좋을 듯하다. 한방골의 대표적 조형물인 곰 조형물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그외 십장생 공원, 12지신 분수광장, 인체의 내부를 표현한 조형물 등을 감상 할 수 있다. 놀이동네도 있어 아이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곳으로 가족여행하거나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좋다.

 

▲ 기체험장 동의전 뒷편 계단 위 '석경'

동의보감촌에 이어 왕산에서 동쪽으로 내려오는 경사면에 피라미드 모양으로 자연석을 쌓아 올린 특이한 석조물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전 구형왕릉(傳 仇衡王陵)이다.

이 왕릉의 주인인 구형왕은 구해 또는 양왕이라 하는데 신라장군 김유신의 증조부이며 521년 가락국(가야)의 10대 왕이 되어 532년 신라 법흥왕에게 영토를 넘겨줄 때까지 11년간 왕으로 있었다. 그의 무덤인 구형왕릉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돌을 계단식으로 쌓아올린 7단 돌무덤(한국식 피라미드 형태의 왕릉)으로 이끼나 풀이 자라지 않고 낙엽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비함이 전해진다.

위로 올라갈수록 면적을 줄여나가며 모나게 일곱 단을 쌓아 올렸는데 전체 높이는 7.1m이다. 각 단 앞부분의 양쪽에는 모서리가 분명하지만 뒤쪽에는 경사면에 붙여 돌을 쌓아 모서리가 없다. 네번째 단에는 가로 40cm, 세로 40cm, 깊이 68cm의 감실(龕室)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다. 감실은 신주(神主)를 모시거나 등잔을 두기위해 만들어지지만 여기에서의 용도는 알 수 없다.


앞에는 가락국양왕릉(駕洛國讓王陵)이라 새긴 비석이 있고 돌담으로 주위를 둘렀다. 문무인석, 석수, 삼석, 장명등 등 석물들이 배치되어 있으나 근래에 만들어 진 것이다.

전(傳) 구형왕릉이라는 명칭은 확증은 없고 그렇게 전해진다는 뜻으로 부쳐졌다. 신중동국여지승람에는 아래쪽에 있는 암자 부근에 왕산사가 있었다고 기록됐고 지역의 전승에는 약 200년 전에 왕산사에서 활, 칼 등과 함께 왕릉에 대한 기록도 나왔다고 전해진다.

산을 다 내려간 입구에는 구형왕과 왕비의 영정을 모시는 덕양전이 있다.

덕양전 경내에는 홍살문, 영정각, 양향각, 정숙당, 추모재 등의 건축물과 연못이 있으며 해마다 음력 3월 16일과 9월 16일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국가에서 전 구형왕릉을 사적 제 314호로 지정했으며 유적지 보호 및 붕괴예방을 위해 왕릉계단 위로 출입을 금지한다.

내친김에 왕산 산행길에 오른다면 어느정도 준비가 필요하다. 산이 제법 험준하고 위로 갈수록 가파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구형왕릉을 들머리로 여우재에 올라 여기서 20여분거리에 있는 필봉을 다녀와 왕산 정상으로 해서 구형왕릉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택한다.

구형왕릉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왼쪽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과 왕릉의 돌담 옆으로 이어진 길이 있다. 어느 쪽을 들머리로 해도 상관없다. 왕산은 구형왕릉을 중심으로 긴 타원형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가 개발돼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등정은 능선에 샘이 있는 왕릉의 돌담을 따라 오르는 길을 택한다. 5분가량 힘든 비탈길을 오르면 소나무 숲 가운데로 난 부드러운 흙길이 한동안 계속된다. 이 오솔길을 1시간가량 오르면 시야가 트이는 널따란 잔디밭에 다다른다. 바로 아래에는 ‘동의보감’을 쓴 허준의 스승 류의태가 약수로 사용했다는 ‘류의태약수터’가 있다.

여기서 10여분 오솔길을 오르면 주능선에 오르게 된다. 구형왕릉을 출발한 지 1시간40여분이면 일명 여우고개라는 잘록한 고개에 올라선다. 막바지 오르막은 겨울이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기후변화로 꽤나 질퍽거린다. 억새가 볼만한 여우고개에 올라서면 오른쪽에는 필봉이, 왼쪽에는 왕산 정상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왕산의 정상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눈앞에 바로 보이는 둥그런 봉우리인지 삐죽삐죽한 바위가 솟아 있는 암봉인지 멀리서 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상에서도 산청읍 일대와 경호강, 엄천강의 유장한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지리산 천왕봉에서 웅석봉까지 단 한번의 멈춤도 없이 길게 뻗은 산자락이 일목요연하게 보인다. 산청/정도정기자

▲ 전 구형왕릉(傳 仇衡王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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