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차없이 걸어서 출퇴근…몸소 실천하는 '환경지킴이'
평소 차없이 걸어서 출퇴근…몸소 실천하는 '환경지킴이'
  •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5.07.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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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강호철 교수

푸른도시가 미래의 경쟁력...녹생환경은 내가 먼저 지켜야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강호철(61) 교수는 평소 승용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하며 녹생환경과 녹색 교통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몸소 실천하는 환경지킴이로 유명하다. 또한 25년간 외국의 도시와 지역 300여곳을 답사해 30만장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도시환경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현재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비롯해 경남도 문화재, 도시계획, 건설기술심의위원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으며 항상 미래의 환경도시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강 교수에게 비봉산 복원에 관한 견해와 환경 선진도시의 사례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강호철 교수와 일문일답.

-진주시 등의 기관에서 각종 위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
▲현재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과 경남도 문화재위원, 도시계획위원, 건설기술심의위원을 맡고 있으며 경남도 공원녹지 기본계획 및 진주시 녹지네트워크 수립 용역 등 다수의 녹지사업을 주관했다.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도시환경을 어떻게 생각하나
▲외국의 도시환경이 좋은곳을 보면 주어진 환경과 문화를 바탕으로 도시가 발전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의 대부분은 도심공원이나 녹지, 오픈스페이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단기간의 압축성장으로 오직 공간적 효율과 경제논리가 우선했다. 그러다보니 도시기반사업에서 녹지가 배제되어 왔다. 도로나 상하수도, 전기가 필수시설이고 도시공원이나 녹지, 오픈스페이스는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라 생각되어 왔다.

-그렇다면 진주시의 도시환경은 어떤가
▲진주는 도시 골격이 워낙 준수하다. 남강이 서에서 동으로 흐르고 도시 주변을 비봉산과 망진산, 선악산이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형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도시시민 1인당 9㎡의 녹지를 권장하고 있다 진주시는 지표상으로는 녹지를 충족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녹지의 절대량이 부족하고 질적으로 낙후돼 있다. 대부분 장기 미집행 공원으로 남아있고 지역별 편중으로 공원 소외지역 발생한다. 또한 접근성 부족으로 공원이용 효율이 저조하다. 이는 공원녹지의 연계성 부족이 원인이며 공원녹지간의 네트워크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경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조경은 건축물이 완성된 후 주변에 나무나 잔디를 심고 뒷마무리를 해주는 정도의 영역과 역할에 국한하여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조경의 영역은 실로 중요하고 광범위하다. 작게는 실내정원이나 뜰에서부터 크게는 도시 및 지역계획이나 국토환경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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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시환경 분야 최고권위자
도시 녹지네트워크 수립 등 활동
진주 비봉산 복원에 앞장서기도
 
25년간 외국의 도시와 지역 답사

30만장의 조경과 관련 기록 보유
푸른환경 만들어 후손에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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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곳을 답사하신 걸로 아는데
▲25년동안 세계 약 300여개 도시에서 30만장 정도 찍은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책과 사진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 블록담장의 녹화/ 스위스 제네바 도시에는 담장이나 옹벽, 교각 등 삭막하고 딱딱한 인공구조물들이 많다. 이러한 구조물의 표면에 식물을 자라게 하는 특수한 녹화공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도시는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의 경우 적도 가까이 위치한 작은 도시국가이면서 나라 전체가 숲속에 묻혀 있는 녹색도시의 깨끗한 이미지로 국가 경쟁력을 이어가는 세계적 관광휴양도시임과 동시에 선진 문화도시로 성장 발전시켰다.

-최근 비봉산을 되살려야 하다는 여론이 비등한데 어떻게 보는가
▲많은 학교들의 교가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신선 경지의 산이 비봉산이다.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빠 방치 상태나 다름 없었다. 이제라도 이곳의 상처를 치유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가꾸는 일이 필요하다.

▲ 강호철(가운데) 교수 진주 비봉산 복원 시민토론회 참가 모습.
-비봉산의 역사 문화적 가치에 대해 말해달라
▲비봉산은 진주의 상징과 같은 산으로 풍수에서 말하는 배산임수의 배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풍수적 지형을 바탕으로 선조들은 이미 천년전에 진주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진주의 옛날 관공서인 관아를 비롯해 진주향교와 사찰인 의곡사, 근대의 많은 학교들이 비봉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비봉산 살리기 사업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할 사업이 있는지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뉴욕의 산업화를 이끌던 하이라인은 1980년을 기점으로 기차운행이 중단된 뒤 개발론자와 보존론자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10년에 걸친 의견수렴과 준비를 통해 지금의 녹지 공간으로 재탄생해 뉴욕시민의 힐링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비봉산 살리기가 마무리되면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
▲진주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되찾는 중요한 역할과 의미는 물론 시민들의 여가와 건강을 챙겨줄 수 있는 힐링 캠프 역할도 기대된다. 한편 꺼져가는 구도심의 온기를 살리는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비봉산에 사유지가 많아 복원사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해결방안은 없는지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린트러스트 운동이란 시민의 힘으로 도시의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강호철이란 사람이 10만원으로 비봉산에 2평을 사서 시에 기부를 하면 녹지 2평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에서는 나무식재를 통해 숲을 복원하고 나무에 기부자 이름을 명명한다면 큰 사업비를 들이지 않고도 사유지를 매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비봉산은 진주 출신 출향인사나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비봉산을 살리자고 하면 기꺼이 도와줄꺼라고 생각한다 시 재정자립도가 20%밖에 안되는데 그 많은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겠는가 .

-비봉산 살리기를 위해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께서 그린트러스트 운동에 적극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 시민이 투자하고 시민이 관여해야 애정을 가지고 더 아끼게 된다. 그래야만 지속적으로 비봉산 복원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 빌딩 벽면의 녹색지대/ 뉴욕 맨해튼 고층 빌딩의 중간에 나무를 식재하여 현대도시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캠페인적 역할과 기업의 이미지 홍보에도 크게 기여한다.
-비봉산 살리기를 위해 진주시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비봉산을 복원해야 한다는 진주시의 의지에 큰 박수를 보낸다. 비봉산 복원 사업이 일과성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해 단계별 실행 전략을 마련했으면 한다.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관 주도형이 아니라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해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켰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외국 선진 환경도시들을 계속 탐방하고 그것을 우리나라에 적용시킬 방법을 찾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다.

▲ 녹색 캠퍼스/ 일본 교토대학교 캠퍼스는 온통 자전거와 숲이다. 교직원도 학생도 모두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녹색교통은 도시환경을 지키고 개인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선진 교통수단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지금 우리의 정서와 시대정서에 맞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미래의 도시 경쟁력은 높고 화려하게 치장된 현대적 시설만이 아니라 맑고 푸른 환경과 문화가 어우러진 살기 좋고 머물고 싶은 쾌적한 도시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도시가 활력을 되찾게 되고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자자손손 건강하게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 도시공원의 그늘 산책로/ 호주 브리즈번 꽃과 그늘이 있는 매력적인 산책로는 누구도 걷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공원은 대중교통과 지하철이 연계되어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늘용 덩굴식물은 부켄베리아.
▲ 여유로운 녹색도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가지 전체가 공원이나 전원도시처럼 느껴진다. 인구 밀도가 낮고 저층의 주택지대라 도시가 안정되고 여유롭기만 하다.
▲ 플라타너스 숲길/ 런던시내 그린파크 많은 선진도시들에서 가장 사랑 받고 있는 녹화수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몹쓸 나무로 매도되고 있다. 가로수의 공익적 기능이 생각보다 크고 중요하다.

▲ 녹색 화장술/ 프랑스 파리 유리로 마감된 빌딩의 외벽을 식물로 피복시켰다. 도시의 녹색환경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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