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울리는 ‘탈모’
남성 울리는 ‘탈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7.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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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성/미라인성형외과 원장ㆍ피부과 전문의

남성형 탈모증은 안드로겐성 탈모증이라고도 불리며, 현대 한국 남성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는 피부질환이다. 한국 30대 이상 남성의 약 50% 이상에게 발생할 정도로 흔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남성형 탈모는 모낭이 축소돼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락되는 모발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데, 남성형 탈모가 현저하게 진행해 심하게 가늘어진 모발은 잘 회복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들의 혈액검사상 남성 호르몬의 절대적 수치가 정상인들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성스러움의 정도와 남성형 탈모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남성 호르몬 중에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특정 호르몬이 남성형 탈모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 것은 주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르테론이 5-AR라는 효소에 의해 변환돼 만들어진다. 5-AR는 1, 2형이 있으며, 모낭에는 주로 2형이 발현되며 1형도 일부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의 약물치료는 주로 5-AR 1, 2형을 억제하는 약물이 주축이 된다. 이외에도 여성 두피에 많이 분포하는 아로마테이제라는 효소의 결핍도 원인이 되는데, 이 효소가 많은 여성들은 당연히 남성형 탈모 발생비율이 낮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인 경향이 매우 강하다. 남성형 탈모증을 가진 남자에게 부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40~60%까지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모계 유전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스트레스 또한 주요인으로 지목되나, 스트레스가 단독으로 남성형 탈모증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 또한 두피의 모낭염, 지루성 피부염 등 두피에 발생한 염증을 원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나 직접적인 상관은 없다. 다만 지루성 피부염 환자의 경우 두피 자극을 자주 주는 경향이 있어 탈모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기타 육식습관, 머리 감는 횟수, 모자 착용 습관 등과 남성형 탈모와의 연관성은 증명된 바 없다. 그러나 두피를 청결하게 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탈모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남성형 탈모의 원인인 5-AR 2형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라이드와 5-AR 1, 2형을 모두 강력하게 억제하는 두타스테라이드가 유일하게 미국 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된 먹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다. 일반적으로 1년간 복용하면 약 50%, 2년 투여 후 약 66%의 환자에게서 모발의 굵기, 길이, 숫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들은 남성호르몬 인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낮추지 않으므로, 5년 이상 장기치료할지라도 소수에서 여성형 유방을 제외하고 큰 부작용은 없었으며, 발기부전의 발생 비율도 매우 낮다. 미국 피부과학회와 비뇨기과학회에서는 이 약을 복용한 남성의 정자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한편 필자는 먹는 약물 치료 외에 두피 스케일링, 냉동 질소치료, 그리고 태반·혈관확장제·비타민복합제를 이용한 메조주사 등도 효과가 있음을 경험한 바 있다.

수술적인 치료법으로는 모낭 단위의 모발이식이 있다. 우리나라 성인은 두피 1㎠에 평균 모발이 약 130개가 있다. 임상적으로 두피 1㎠에 모발이 70~80개 정도 있으면 탈모가 심하게 보이지 않으므로, 필자는 이를 목표를 시술한다. 다른 성형수술은 결과가 즉시 나타나지만, 모발 이식술은 이식한 모발이 일시적으로 탈락한 후 3~5개월 후 재성장을 하는 것이라 시술 후 1년이 지나야 최대한의 미용효과가 나타난다. 이 기간 동안 약물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이식된 모발은 처음에 갖고 있는 성질을 유지하기에 이식되더라도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이식된 모발의 일부도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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