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신비
몸의 신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7.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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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생명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 우리들의 몸통 안을 상상해보면 불가사의다. 심장을 보호하는 가슴근육, 뇌를 보호하는 단단한 머릿뼈, 어떤 자각 증세도 없이 자연스럽게 필요에 의해 닫혔다 열렸다 하는 눈, 바로 위에 똥이 있는데도 그게 새지 않게 하는 똥꼬의 수만 개의 미세한 주름살, 입과 코를 통해 공기를 들이마시면 산소만 취해서 온몸으로 골고루 스스로 공급받는 몸의 모든 기관들...... . 이처럼 우리 몸은 신기하고 신비롭다.


끈적거려서 찬물로 샤워를 했더니 몸통은 알맞게 시원해졌지만 발등은 체온이 내려가 시리다. 출산증후군으로 나는 발등이 시럽다. 내 위 언니도 그렇고 엄마도 그랬다고 들었다. 그러니 시려서 불편한 건 둘째 치고 이처럼 한 핏줄로 서로 닮는 것 또한 신기하다. 재능까지 닮고 안 닮는 그 불가사의라니!! 나는 육남매의 둘째인데 어머니의 그림그리기 재능은 남동생과 여동생과 나와 언니가 이어받았다. 아버지를 닮은 형제들은 비교적 미인 미남이다. 엄마를 닮은 형제들은 좀 그렇다. 불만은 아니지만 세 자매 중에 유독 나만 엄마를 닮아 미인 소리를 못 듣는다.

몸은 스스로 36.5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에 조금만 체온이 내려가도 탈, 올라가도 탈이다. 내려가도 저체온증이라는 병이고 올라가도 뭔가 병이 침입했다는 신호다. 즉, 병이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신기한 몸에 병이 든다는 건 뭘까? 바로 이것이 이번 칼럼에서 생각해볼 주제다. 병이라는 걸 말하기에는 짧은 지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몸의 질병과 치유에 대한 핵심 ‘비스무리’한 걸 말할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보면 우리 몸은 정말 강인하다. 술이네 담배네 해서 음식같지도 않는 음식을 넣어도 최선을 다해서 걸러낸다. 하다하다 안 되면 급하게 아니면 슬그머니 신호를 보낸다. 이게 병이다. 식중독이나 급체 같은 질병은 급하게 배가 아프다. 간에 이상이 생기면 슬그머니 신호가 온다. 이것 또한 신기하다. 식중독 같은 질병은 우리 몸에 들어온 독성 물질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자칫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 반면 간은 70%가 죽고 30% 정도만 살아있어도 치료만 하면 원래대로 소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몸이 알아서 급한 건 급한 대로 다급하게 아프게 신호를 보내고 간처럼 덜 급한 건 홀로 견디다 견디다 간을 괴롭히는 어리석음이 멈추지 않으면 그제야 슬그머니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신호를 보내도 어리석음이 멈추지 않으면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빨리 어리석음을 멈추고 건강해지는 지혜를 발휘하라고 경고한다.

더 신기한 건 우리 몸은 마치 ‘제약공장’처럼 병을 이길 수 있는 어떤 물질들을 끊임없이 생산하는 일이다. 이는 어느 유능한 의사도 흉내조차 낼 수 없다. 기술의 발달을 자랑하는 이 시대에 어떤 제약회사도 아직 몸의 제약 기능을 능가하지 못한다. 그 악명 높은 암도 우리 몸에는 늘 상주해 있지만 건강한 세포들이 발하는 씩씩함이라는 물질에 눌려서 발병하지 못한다고 흔히 말한다. 반면에 무슨 무슨 이유로 그 씩씩함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난고난하는 몸에는 옳다구나 하고 암 세포가 활동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규칙적으로 먹고 운동하고 쉬고 잠자면 건강해진다는 건 상식이다. 더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데에 대해 감사할 줄 알고 실제로 감사하면 몸은 금방 고마워하는 신호를 보낸다. 마음으로만 감사해도 몸에 좋은 물질이 생산되지만 말로 감사하며 그 마음에 맞는 음식을 먹어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마음으로 감사하는 것도 막연히 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자. 혼자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는 것도 좋지만 타인에게서 감사함을 찾아내 그 마음을 전하는 것도 건강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도 감사할 일이다.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자주 찾아뵈서 외롭지 않게 해드리자. 대문을 나서면 웃으며 인사하는 이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가 말이다. 특히 가난하지만 선량한 이웃을 조금이라도 격려하고 위로할 일이다. 그리 되면 내 건강도 좋아지고 상대방의 건강도 좋아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병에 걸렸을 때다. 우리 몸은 병을 이길 수 있는 인자도 스스로 갖고 있으니 미리 겁먹지도 말고 이길 수 있다는 용기를 갖는 게 중요하다. 우선 병이 들게 한 원인을 찾아 없애자. 그렇다고 병원에 가지도 않고 내 몸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믿을 만한 의사를 적극적으로 찾아 의논해야 한다. 혹시라도 돌팔이 의사나 돈만 밝히는 의사는 발견되면 절대로 그 병원에 다시 가서는 안 되겠다. 삼인행에 필유아사라 했다. 찾아보면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3분의 일이나 된다는 얘기다. 찾아보면 좋은 의사도 분명히 있다. 좋은 사람을 찾고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선량을 이어가는 것이야 말로 인생을 위한 연대다. 좋은 사람이 둘이 모이고 스물이 모이고 이백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좋은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가까이 가까이 다가 올 것이다.
또 병이 걸리기 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웃으며 예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말도 있다. 실제로 웃으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물질이 생성되어 면역성이 강해져 병을 예방할 수도 치유할 수도 있다는 많은 보고가 이미 있다. 웃음 치료사도 있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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