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sale)의 종류
세일(sale)의 종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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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 관광계열 교수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세일’의 일반적인 의미는 ‘할인판매’를 포함하고 있다. 영어에서 ‘sale(판매)’는 동사 ‘sell(팔다)’의 명사형이며 ‘These are on sale for seventy percent off(이것들은 70퍼센트 할인됩니다)’에서처럼 ‘on sale’이란 말은 ‘할인 판매 중’이란 뜻이다. 그러나 ‘Tickets are on sale from the booking office(티켓은 예약 사무실에서 판매 중)’에서 on sale은 ‘판매 중’이란 의미이다.

이 밖에 sale을 사용한 표현들은 다양하다. ‘clearance sale’은 창고정리판매이고, ‘fire sale’은 화재로 인한 물품을 헐값에 처분하는 판매의 의미지만 우리말의 폭탄세일에 해당되기도 하다. 또한 Christmas sale도 흥미로운데,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많게는 70% 이상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줄을 서서 매장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백화점 등에서 세일광고를 낼 때 가끔 ‘If items on sale are not available, we will issue rain checks on request.’라는 말을 써놓기도 하는데, ‘할인 판매하는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을 때, 요청하면 rain check을 발행해준다’는 말이다. 백화점에 물건이 다시 들어왔을 때 이 표를 가지고 가면 할인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단, 전단지(flyer)에 ‘sorry, no rain checks’ 라고 쓰여 있으면 rain check을 못 받는다.  rain check 은 예전에 야구장 스타디움에 지붕이 없었을 때 비가 오면 야구경기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는데,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됐으면 그 영수증(티켓) 이 rain check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날씨가 맑아져서 야구경기가 다시 열릴 때 그 영수증을 가져오면 경기를 볼 수 있었던 데에서 기원한다.

일상대화에서 초청받았는데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할 경우 ‘I will take a rain check’라고 하면, 다음에는 꼭 가겠다는 의미이다.

이 외에도 garage sale, yard sale, moving sale이란 말이 있다. 미국에 유학 가서 몇 개월이 지나니 생소하던 환경도 익숙해져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1주일에 한 번씩 무료신문이 배달되는데 주변 마켓의 할인쿠폰이 들어있어서 필요한 쿠폰을 오려 사용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였다. 하지만 쿠폰보다 더 흥미를 끌었던 것은 바로 주말에 이루어지는 ‘garage sale’ 혹은 ‘moving sale’이었다. 지역신문이라서 동네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행사들이 실렸는데, 심지어 결혼한다는 공고까지도 볼 수 있었다.

주말을 이용한 ‘garage sale'은 따로 분류된 지면에 주소와 시간이 공고되므로 가고 싶은 동네를 알아두었다가 시간에 맞추어 방문하면 되었다. 보통 날씨가 화창한 주말에 자신의 주택 창고 앞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내놓고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었는데, 물건을 사지 않아도 동네를 둘러보며 흥정을 해보는 것이 좋았다. 내놓은 물건의 종류도 무척 다양하여 접시나 그릇, 게임기, 장난감 등에서부터 기계류에 이르기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릴 만큼 흥미를 끌었다.

단조로운 타국에서의 생활에서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점도 한몫했던 것 같다. 특이한 접시나 50센트짜리 인테리어 소품 등을 사들고 온 적도 있고, 식탁과 의자 네 개를 20달러에 산적도 있다. 20달러면 우리 돈으로 2만5천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인데, 이사를 가려는 사람이 빨리 처분하려고 내놓은 물건이라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최근에도 해외여행을 가면 숙소 주변에 flee market(벼룩시장)이 열리는가를 꼭 확인한다. 그 전에는 유명 관광지를 보고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는데, 요즘엔 그런 관광지를 보는 것도 좋지만, 여유 있게 주변을 산책하거나 그 지역 특산품 등을 구경하는 것에 더 끌린다. 여행의 방법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되나 하는 생각을 스스로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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