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17)
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17)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06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정부/시인·수필가

영혼의 오랏줄 

 
마음 깊숙이 깃든
차마 끊을 수 없는
못 잊을 끌림의 오랏줄
생명의 땡땡한 그림자
 
갈등의 언덕 가슴 졸이며
넘나든 아홉 고비 비밀 문
애써 지워 버린 빨간 흔적
빼 아픈 유혹의 늪으로
휩쓸려 다시는 원망 말자
 
어여쁘고 넉넉한 희망
꿈의 오붓한 정원 만들어
빛보다 빠른 세월 속에서
영혼 향기 포동포동 채워
그대 풋풋한 기억 속으로
억 만년 꽁꽁 묶여 보렵니다
 
우정(友情)이 꽃피는 인간관계를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애에 여러 가지 기연(機緣)에 의해서 많은 벗을 갖지만, 역시 누가 뭐라고 해도 최대의 고투(苦鬪)의 때 고난을 같이 하고 기쁨을 나눠 가진 벗에 대한 기억이 생애를 통하여 귀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친구를 서로 맺는 것은 이해(利害)관계나 순간적인 좋다 나쁘다는 감정이 아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가장 강한 인간성의 유대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배와 굴종의 상하관계도 아니고, 신뢰라는 두 글자로 연결된 함께 같은 이상(理想)을 목표로 전진하는 벗과 벗의 굳은 약속이다.
 
진실한 친구의 단결(團結)만큼 견고한 것은 없다. 진실한 친구의 약속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진실한 친구의 격려만큼 믿음직하고 또 마음 따뜻해지는 것도 없다. 어느 철인(哲人)은 외쳤다. “좋은 벗은 가장 가까운 친척이며 형제이다“라고. 진정 참다운 친구의 존재야말로 인생의 지고(至高)한 자랑이다. 벗도 나의 마음을 알고 나도 또한 벗의 마음을 알아, 함께 같은 목적의 뜻을 가지고 나아가는 아름다운 우정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不信)은 잘 생각해 보면, 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볼 때, 사람은 자신의 생명을 거울에 비춰보듯이 응시하고 그 잔상을 상대방에게 투영(投影)하여 상대방을 신뢰하기도 하고 불신을 품기도 한다.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거기에는 인간불신이 개재할 여지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
 
우정을 지탱하는 것은 존경과 신뢰의 마음이며, 어디가지나 벗을 배반하지 않는 성실함이다. 그리고 올바르고 가치적인 하나의 숭고한 이념(理念)을 향하여 같이 고난을 타개해 가는 용기이다. 우정(友情)! 나이와 외모, 학력, 출신지역에 상관없이 그것은 생명의 청춘을 채색하는 불멸의 멜로디이다.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생명의 찬가(讚歌)이다. 서로의 가슴에 살포시 손을 대어 보라. 반드시 우정의 맥동이 흉중(胸中)에 불타고 있음을 느낄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어떤 고난도 함께 타고 넘을 활화산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엇보다 고차원적인 공동목표 앞에 섰을 때, 저절로 힘을 합하여 공통의 정신적 기반을 찾아내는 것이다. 타인의 시점(視点)을 얼마만큼 높이고,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하게 할 수 있는 가가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 없는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타인의 불신을 슬퍼하기 전에 스스로의 내면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받을 정신적 내실을 구축하여서 다른 사람들의 믿음과 확신을 불러 일깨워가는 것이야말로 선결 조건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좋은 벗을 갖는 것. 좋은 선배를 갖는다는 것은. 인생의 더 없는 최고의 행운이며, 자랑할 만한 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인간성이 갖가지의 불가항력 힘에 의해 비참하게 뽑혀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정이라는 인간관계는 인간성을 지키는 유일한 보루로까지 되어 가는 것 같다. 친구는 형식적인 꾸밈이나 욕망에 지배된 야심에 물들지 않는 순수 무구한 가장 인간다운 인간관계이다. 생신(生身)의 한 인간으로서의 상호 이해(利害)는 인생에 있어서의 불가결한 기반이기도 한 것이다.
 
벗의 불행에 자신도 울고, 벗의 기쁨에 자신도 가슴이 뛴다. 그러한 생명의 공명(共鳴)이 진실한 의미에서 사회에 열려진 인격을 형성해 가는 것이리라. 이만큼 귀중한 인생의 공부도 없으리라. 만약 자식의 교육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부모라면 벗을 사귄다는 것, 벗을 소중히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우정이 서로의 가슴에 꽃피는 사회야말로 진정 살맛나는 세상이 되리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