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죽은 박영석 대장
산에서 죽은 박영석 대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31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에 대한 수색이 종료됐다. 히말라야에서 가족들과 함께 위령제를 지내고 산악인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함으로써 사회는  사실상 박영석 대장의 실종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내년 봄이 되면 다시 수색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이지만 그가 살아 돌아 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제 위대한 산악인이었던 박영석 대장은 그 자체가 산이 되어 산으로 돌아갔다. 박영석은 세계최초로 산악그랜드 슬럼을 달성한 사람이다. 2005년 북극점을 탐험함으로써 에베레스트와 남극점, 북극점을 모두 달성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이를 산악 그랜드 슬럼이라고 부른다. 박영석은 또 히말라야에서 8000m 이상되는 봉우리를 모두 밟은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 이웃이어서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박영석 대상은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산악인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박영석은 산외에서는 잘 움직이지 않던 사람이다. 유명세를 이용해 TV출연이나 광고에 등장하지도 않았다. 등산 등을 통해 발생한 동료들의 죽음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지 않겠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고 한다. 동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그 이유이다.

요즈음은 조금만 유명해지면 광고에 나가거나 정치의 장에 나간다. 김제동도 그렇고 안철수도 그렇다. 자신의 분야를 지키는 사람들이 적은 이 시기에 박영석 대장은 그래도 자신의 세계를 지키면서 거기서 생을 마감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진정 위대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에서 삶을 마감한 박영석을 보면서 들에 사는 우리들이 왜소해 지는 이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