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停年)과 퇴임(退任)
정년(停年)과 퇴임(退任)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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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지난 8월 25일 진주시내에 있는 음식점에서 40년이 넘게 교직에 몸담고 있던 교장선생님의 퇴임식에 다녀왔다.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 그리고 동창회 대표, 가족, 몇몇의 초청받은 교원들이 참석하여 진행된 정년 퇴임식, 작은 학교 교직원들의 정성과 봉사가 엿보이는 조촐하면서도 알찬 퇴임식은 그동안 몸담았던 교직을 떠나는 교장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린 모임이었다. 만으로 62세의 정년퇴임, 강산이 4번이나 바뀔 동안 우리나라 교육을 위해, 우리나라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신 선생님의 모습은 앳된 젊은 모습에서 어느새 노년으로 접어든 모습이었다. 한 평생 제자 양성에 헌신하신 모습이었다. 요즈음은 100세 시대라고 하니 한 평생이 아니라 반 평생이라고 해야 옳은지도 모르겠다. 사회자의 약력소개와 많은 기념패 전달, 그리고 아쉬운 석별의 편지, 퇴임사 등 하나 하나 진행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여운을 일으켰다.


그리고 8월 27일 하동의 한 학교에서 진행된 교장선생님의 퇴임식, 학교에서 마련한 퇴임식은 아이들의 관현악 연주로 문을 열고, 교장선생님의 약력과 교육활동을 영상으로 보면서 젊었을 때부터의 교육활동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참석자들의 소개에서 옛 제자들이 많이 참석하여 소개할 때는 나에게도 만약 퇴임을 한다면 저렇게 많은 제자들이 참석을 하여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해 보았다. 그랬더니 긍정적인 답보다는 부정적인 답이 먼저 머리를 치켜드는 것은 나의 교직생활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정말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제자를 위해서 많은 헌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기념품과 기념패의 전달, 꽃다발 전달, 그리고 친한 친구의 축사는 이제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교장선생님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수고하신 뜻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의 퇴임사에서는 40여년의 긴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면서 소회와 함께 아이들이 지은 동시를 읽어주어서 더욱 뜻이 깊었는데, 퇴임을 하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서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정말로 좋은 모습이었다. 퇴임을 하고 나서 무엇을 할 것인지 일찍부터 계획하고 준비를 한다면 제2의 인생 또한 멋지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같이 근무하던 여러분들의 퇴임을 함께 한 분들이 많다. 특히 퇴임식을 준비하는 것에 관여를 한 것이 몇 번이나 된다. 교사로서 학교의 친화회장으로 교장선생님의 퇴임을 준비하던 일, 그리고 교감이 되어 같이 근무하던 주무관님, 교장선생님의 퇴임을 준비하기 위하여 친화회 회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조금이나마 알차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던 일, 또, 교장선생님의 퇴임을 준비해서 교직생활을 마무리 해주었던 일. 교장으로 부임하여 1년 가까이 같이 근무하던 주무관님의 정년퇴임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추억어린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다른 교직원들과 함께 준비하고 보내드린 일 등이 새삼 가슴에 새겨지는 것 같았다.

정년 퇴임이란 직장에 정해진 나이가 되면 그 직장을 그만 두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 갈 나이도 이제 100세가 넘을 거라고 하니 어찌 보면 만으로 62세란 것도 인생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반 평생의 외길은 끝이 나고 새로운 길로 접어들어야 하는 것은 새롭기 보다 두려움이 다가 올 수 있다. 퇴임을 하신 분들은 자칭 백수라고 한다. 그동안 열심히 일 했으니 좀 쉬라는 뜻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제는 백수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움직이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언젠가 일본의 어떤 작가가 이야기를 한 것이 생각이 난다. 인생에서 앞으로는 3번의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가슴에 와 닿는 말이 되고 있다. 나도 이제 강산이 1번 변하기 전에, 선배들의 전철처럼 정년 퇴직의 자리에 서야 한다. 과연 그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가끔은 이렇게 저렇게 생각은 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그 때가 되면 될대로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빠른 시일 안에 제 2의 인생을 위해서 조금씩 주춧돌을 놓고 준비를 해야겠다. 그렇게 되면 조금이라도 멋지고 후회 없는 나의 인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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