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가 그것도 몰라
점쟁이가 그것도 몰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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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들은 자신의 몸을 잘 돌보지 않기 때문에 ‘의사는 허약하다.’ 곡식 따위를 담고 까불어서 쭉정이나 검부러기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구인 ‘키를 파는 사람은 갓으로 키질을 한다.’ 즉 농기구를 파는 사람이 키가 있으면서도 자신은 키를 쓰지 않고 대신 갓을 써서 곡식을 까부른다는 뜻이다. 그릇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자기가 만든 새 그릇을 쓰지 않고 이 빠진 그릇을 쓴다는 뜻으로 ‘그릇 만드는 장인의 이 빠진 사발.’ 솜씨 좋은 목수들은 제대로 된 집에 살지 않고 판잣집에 사는 경우를 일컫는 말로 ‘목수네 판잣집’이라는 말과 ‘목수가 제집 못 짓는다.’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스님이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 재물에만 눈이 어두워서 부처님의 이름을 팔아서 못된 짓 하는 행위를 일컬어 ‘부처님을 섬기지 않는 스님’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며, ‘염색집 주인은 흰 바지를 입는다.’는 말은 다른 사람들의 흰 천을 염색해주는 염색집 주인이 흰색 바지를 입고 있다는 모순을 말한다. 즉 남의 일하기에 바빠 자기 일을 할 겨를이 없음을 비유하는 것으로 자신을 먼저 챙기라는 비난이 섞여 있기도 하다. 이와 반대로 염색집 주인이 흰 바지를 입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염색을 할 때 한 방울의 물감도 튀지 않게 작업한다는 것을 증명해서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역시 야유 섞인 풀이에 더 많은 흥미를 갖는다. 모든 사람에게 매일 해주는 일을 자신을 위해서는 하지 못한다는 모순을 지적하며 비웃는 내용이다.

무당(巫堂)은 귀신을 섬겨 길흉을 점치고 굿을 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주로 여자를 이른다. 굿판에서 무당은 신의 대리자로서 역할을 한다. 무속신앙(巫俗信仰)은 무당으로 불리는 중재자가 신령(神靈)과 인간을 중재하는 종교이다. 무속은 일종의 신을 불러들이는 무당, 곧 샤먼(Shaman)을 중심으로 한 신앙 체계이다. 샤머니즘(Shamanism)이라는 것은 이상심리 상태에서 초자연적인 존재 즉 신령(神靈)·정령(精靈)·사령(死靈) 등과 직접 접촉, 교류하고, 이 사이에 예언(豫言)·탁선(託宣)·복점(卜占)·치병(治病)·제의(祭儀) 등을 행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주술(呪術), 종교적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샤머니즘이라고 하며, 자연계의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다고 보고, 그것의 영혼을 인정하여 인간처럼 의식·욕구·느낌 등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을 애니미즘(Animism)이라고 하며 일명 정령신앙(精靈信仰)이라고도 하며,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가족, 종족의 상징으로 숭배하는 자연물, 동물의 영혼을 우상화한 것을 토테미즘(Totemism)이라고 하며, 하늘을 숭배하고 제사를 지내는 의식을 제천의식(祭天儀式)이라고 한다.

반면 또 귀신을 쫓아내는 일을 퇴마(退魔) 또는 구마(驅魔)라고 한다. 이렇게 귀신을 쫓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을 퇴마사(退魔師) 또는 구마사(驅魔師)라고 한다. 종교적으로 이런 행위를 보면 가톨릭에서는 ‘신앙과 미신은 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이 서로 연관이 있지만 미신은 반드시 신앙과 구분되어야 하고 마술(魔術)은 합법적인 종교적 예식과 구분되어야만 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며, 개신교에서는 ‘목사가 귀신을 쫓기 위하여 기도를 하며 이를 축사(逐邪)라고 한다.’유대교에서는 ‘독성이 있는 뿌리 추출액 등의 물질과 희생제물을 통해서 귀신을 쫓는 행위.’가 이루어 졌다. 불교에서는 ‘구병시식(救病施食)이라고 하여 귀신이 몸에 달라붙어 병에 걸린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의식인데, 귀신을 없애거나 쫓아내는 것이 아닌 음식을 주고 법문(法文)을 알려주어 귀신을 불법(佛法)에 귀의(歸依)시키기 위한 의식.’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퇴마의식과는 조금 다르다. 이러한 의식은 그 사찰에서 가장 법력(法力)이 높은 승려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점쟁이가 손님들 앞에서 점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점집 앞에서 악동(惡童)들이 하도 요란스럽게 떠들어대서 방해가 되었다. 참다 못한 점쟁이가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가 악동을 향해 ‘도대체 어느 집 자식들이냐?’라고 고함을 쳤다. 그러자 악동들은 천연덕스럽게 ‘점쟁이가 그것도 몰라’라며 놀렸다고 한다.

세상에는 귀신을 불러들이는 사람도 있고 귀신을 쫓아내는 사람도 있으니 참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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