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낮추어야 남의 소릴 들을 수 있다
소리를 낮추어야 남의 소릴 들을 수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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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걸/울산 새부산 콘크리트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장
우리는 지금 소리의 세상을 살고 있다. 바람소리와 새소리 물소리는 자연의 목소리이다. 새들은 각자 제 목소리를 내고, 고요한 산사의 범종소리는 인간의 영혼을 울린다. 계곡물소리와 동굴 속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맑음 청음이다. 범람한 강물이나 바람과 물소리는 상황조건에 따라 굴곡과 크기가 달라진다.

우리 인간의 소리도 본성의 소리인 희노애락(喜怒哀樂)에서 나온다. 기뻐하고 성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소리로써 감정을 표현한다. 자기를 낮추는 겸손과 공경스러운 사랑의 말 한마디는 아름답다. 하지만 분노와 비난의 소리는 증오와 미움을 낳고 분쟁과 싸움의 씨앗이 된다. 어느 모임자리에서건 가끔 강경한 발언과 거친 논쟁으로 몸과 마음을 다치는 사람들로 하여 난감할 때가 있다. 지나치게 언성을 높이고 완강하게 자기 고집을 고수하거나 이를 만류하다보면 논쟁보다 종단엔 감정싸움이 되기도 한다.

원칙만 고집하는 완고함이 고립을 만들고 관용과 타협은 인간을 따뜻하게 한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외롭고 고달픈 일이다. 귀를 열고 들어준다는 것은 마음을 열어 그를 안아주는 것이다. 무조건 반론에 대해 비난하기보다 주장의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비난보다 판단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의 신념이 소중하듯이 상대의 신념도 소중하다는 것을 상호간 이해한다면 굳이 사회학자가 아니라도 그것쯤은 사람살이의 기본 아닌가.

유사이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힘의 논리를 경제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인간의 본능적 욕구는 끝이 없어 권력과 명예와 부(富)를 추구하여 왔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욕구불만의 소리는 커지게 마련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보편적 살이j판인 시정거리가 소란해진다. 전국각지에서 무엇이 돈이 될까, 전부들 돈 만드는 일에 전념이다. 불공정 멍에를 짊어진 우리 사회가 찬반의 양론 속에 개인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가 쟁탈투쟁의 싸움판으로 전략하고 있다. 교통사고현장은 더 노골적이다. 사고 원인제공을 하고도 큰소리치는 사람이 이기는 건 법규만 생각하고 운행과정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끼어들기로 사고를 내고도 차선침범, 전방운전부주의, 안전거리 미확보가 적용되니 억울하기 짝이 없다. 서로 상대방 잘못이라 우긴다. 법대로와 보험처리로 해결하고 병상에 누운 환자를 찾아보는 최소한의 인간미도 상실한 비정한 세상을 살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그렇다. 생산노하우 기술이나 발명특허 기술은 중소기업에서 특허로 출원할 수가 없다. 공유나 인용이 드러나므로 아무리 보호를 해도 기술인을 빼내가는 기술도둑은 막을 길이 없다. 갑자기 기술노출로 인한 경쟁사가 생기고 영업권침해를 당한 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기서도 약육강식의 논리는 일말의 양심과 상생의 배려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사실 시정거리보다 더 소란한 곳이 정치판이다. 과거 역사를 봐도 그렇다. 사색당파 싸움에 국력은 약해지고 국권이 상실된 식민지로 민족말살의 뼈아픈 고통을 겪고 지금은 지구촌에서 유일한 정전국인 분단국가로 남았다. 가타부타 흑백논리로 무성한 정치권은 이념적인 좌우(左右)를 가리고 부패와 비리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총체적 불신시대를 만들고 있다. 물가는 물가대로 천재지변에 주가폭락폭등, 고용불안, 청년실업, 민생, 복지, 치안의 허다한 일들로 불안한 국민들은 체념과 무시로 불신하는 풍조가 되고 말았다. 폭락폭등, 고용불안, 청년실업, 민생, 복지, 치안의 허다한 일들로 불안한 국민들은 체념과 무시로 불신하는 풍조가 되고 말았다.    

아무튼 사람에게 한 개의 입과 두 개의 귀가 있는 까닭은 이쪽저쪽 이야기를 잘 듣고 말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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