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종류
사람의 종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0.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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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누군가 사람이 무엇인가요하고 물으면 당신은 선명한 답을 할 수가 있는가, 어린 아이들이 당신에게 삶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또한 분명한 답을 할 수가 있는가.


나에게 누군가가 물으면 나는 서슴지 않고 그것은 홍익하는 존재이며 즉 홍익인간이며 천손으로 사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할 것이다. 사람이 사는 삶은 국학적 관점으로 볼 때 살과 앎의 합성어이다. 살과 앎을 이어서 빠르게 발음하면 사람이 된다. 살은 건강한 육체를 말하고 앎은 그 사람이 가진 지성과 덕성의 총체이며 그 핵심은 양심과 인간성이다. 교육파탄이라고 걱정하는 소리는 높지만 우리 어른들은 아직도 아이들에게 인성과 양심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지 않다. 인성교육진흥법이 만들어졌지만 이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현장에서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교육목적이 성적에 맞추어있는 한 인성교육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고 아이들의 자살률은 여전히 현재와 같이 지속될 것이다.

어른들의 잘못된 자식교육은 부메랑처럼 돌아서 자신들에게 그만한 고통을 안겨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핀란드의 교육은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다. 그것은 사람을 시험치는 기계가 아닌 인간을 위한 전인교육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하여 학생들의 행복도는 단연 세계최고수준이다.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가. 매체에서는 추석을 즈음하여 가정폭력의 우려를 전하고 있다. 반갑고 즐거워야할 가족 간의 만남이 이해상충으로 반목하고 갈등을 하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게 다 우리 스스로가 사람의 가치와 존재목적을 상실함에서 기인한다.

인간에게는 세가지 욕구가 있다. 첫째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둘째는 안정되고자 하는 욕구이며 셋째는 지배하거나 조절하려는 욕구이다. 물론 누구나 필요한 욕구이고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임이 분명하나 이것이 지나치면 문제가 생긴다. 안정되고자 받아서는 안될 돈을 받고 인정받고자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지배하거나 조절하려고 온갖 술수를 쓰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잘 다스리면 평생 신과 같이 살아갈 수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세가지가 넘쳐나지 않도록 항상 경계를 삼았다. 방안에는 책상하나에 호롱불하나 달랑 두었을 뿐이었다. 항상 모으는 것을 조심하고 비우는 것을 본으로 삼았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노래중에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가 있다. 이 노래는 바로 “놓으세 놓으세 젊어서 놓으세”이다. 젊어서 지나친 집착이나 욕심을 내려놓은 법을 익히지 않으면 늙어서 무척 힘들어진다는 가르침이다. 이 노래의 본래의 뜻은 그렇게 심오한 것이다. 나이들어 놓기 어려운 재산ㆍ명예ㆍ인기는 젊어서 놓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지 않으면 스스로 자기 착각에 빠져 힘들게 된다. 사람이 사람노릇을 제대로 하면서 산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잡인이 있다. 글자그대로 잡놈이다. 있으나 마나한 존재, 다음은 평민이다. 평범한 백성이다. 다음은 효인이다. 효성이 두터운 사람, 우리가 명절을 챙기는 이유는 바로 전통적 효인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다음은 충신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 그 다음은 도인이다. 세상사는 이치를 달관한 사람, 즉 하늘 건자 통달할 달자를 써서 하늘의 이치를 통한 사람이라는 말이며 그래서 건달이라고 했는데 이게 요샌 왜곡되어가는 것이 참 안타깝다. 다음은 신인이다. 신과 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쓰는 말중에 어르신이 있다. 그 어르신 참 존경스런 분이다. 라고 말할 때 어르신은 얼을 크게 써서 신과 같이 되었다는 말이다. 우리 말의 위대한 점은 이렇게 나타난다. 우리는 본래 천손이다. 천손은 하늘사람이라는 말이다. 하늘과 같이 하늘을 닮아 하늘처럼 살다가 하늘로 가는 것이다. 과거 널(관)안 바닥에는 북두칠성을 그려놓았다. 그것은 우리 조상님들의 천화관을 표현한 걸작이다. 북극성의 기운을 받아 하늘사람으로 살다가 고향인 자기 별로 돌아가는 이정표를 그려둔 것이다. 인생짧다.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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