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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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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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다미로/산청 간디고등학교 3학년
간디학교에도 가을이 왔습니다. 감들은 빨갛게 익어 홍시가 되었고 푸르던 산은 고운 단풍빛깔을 뽐내고 있습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선선한 바람과 아직은 따듯한 햇살이 함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예쁜 가을이 찾아와서 일까요. 간디학교에서는 재밌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커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여쁜 경치를 보다보니 님을 찾고 싶어진 건지, 조금씩 쌀쌀해 지는 바람에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어진 건지. 이쪽을 보아도 커플, 저쪽을 보아도 커플, 심지어는 내 친구도 커플입니다. 부러운 마음을 가다듬으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간디학교에서는 1년에 두 번 정도 연애의 바람이 붑니다. 첫 번째는 꽃피는 봄, 두 번째는 지금 시기에 포함 되는 쌀쌀한 가을이지요. 이 시기가 되면 정말 많을 때는 전교생의 1/3정도가 연애를 하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먼저 봄을 살펴볼까요? 봄은 참 두근거리는 계절입니다. 신입생들이 보기에는 멋진 선배들이 가득하고, 선배들은 똘망똘망하고 약간 어색한 신입생들이 귀엽기만 합니다. 한창 서로에게 호감이 생길 때 이죠. 이때 이 마음에 불을 지피는 이벤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4ㆍ19마라톤이 그것입니다. 이 마라톤은 학교의 역사 동아리인 ‘역사사랑’이 4ㆍ19혁명 정신계승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이 뜻 깊은 행사에 참여율이 저조하면 좀 아쉽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동아리는 묘안을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마라톤을 남.녀가 한 팀이 되어 손을 잡고 뛰는 것입니다. 이 이벤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결국 학교행사가 되었습니다. 마라톤을 신청할 때의 감정은…아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1학년 때 좋아하는 선배와 함께 뛰고 싶어서 거의 일주일을 쫓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승낙을 받았을 때는 정말 너무 기뻤죠.

이 행사의 특성상 썸씽과 커플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자성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옵니다. 매년 모두가 행사의 본 취지를 기억하며 정신계승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가을은 간단합니다. 봄에 사귄 커플들 중 어떤 커플들은 3개월 정도의 연애기간을 가지고 헤어지게 됩니다. 이별 후 아픔이 점점 잊혀 질 때 쯤 가을과 함께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죠. 그 다음엔… 아시겠죠?

그럼 학교는 이런 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요. 학교의 입장은 연애를 ‘지양’하는 것입니다. 함께 사는 공동체로서 구성원 간에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연애는 그들만의 소통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실 학교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혹시나 실수를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할 때면 학생, 학부모, 학교 모두가 함께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해 가죠.

제가 좀 가볍게 썼지만 사실 우리는 이런 연애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합니다. 사랑을 하는 방법, 소통을 하는 방법, 서로를 배려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방법 같은 것들이죠.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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