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윈! 윈!
윈! 윈! 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6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 영/소설가
우리는 셋 다 승리해야만 한다. 우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와 우리 모두가 승리해야 한다. 둘은 기업주와 기업체가 승리해야 한다. 셋으로는 정부도 승리해야 한다.

우리는 얼핏 서로를 적으로 여긴 건 아닐까. 만약 그랬다면 누가 먼저 시작했을까.아니다. 이렇게 포문을 열어서는 안 되겠다. 잘잘못을 따지자는 건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진정으로 위의 셋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자는 거다.

동료들의 해고철회를 요구하며 한 작은 초로의 여인이 쇠덩어리 위에 올라간 지가 일 년이 다 되간다. 그 여인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미어진다. 감방도 씻을 수도 있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책을 볼 수도 있고 신문을 읽을 수도 있다. 근데 그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다만 핸드폰으로 트윗이라는 작은 창 하나를 통해 숨통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도 나만 가슴이 미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그녀를 보는 많은 국민들은 최소한 불편할 것이다. 그 쇳덩어리 주위에 가면 수시로 나와서 쇳덩어리를 향해 저주와 욕설을 해대는 아주머니가 있다고 한다. 혹자는 그 아주머니를 나무랄지 모르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얼마나 불편했으면 그럴까, 그런 생각과 함께 무거운 연민 때문에 또한 마음이 아프다.

또 어떤 초로의 노동자는 말없이 한쪽 구석으로 저녁만 되면 나타나 슬픔보다 더 무거운 표정으로 마냥 쳐다보다 돌아가곤 한단다. 어느 유명한 여배우는 밤낮 없이 퍼포먼스를 연출해서 이 기막힌 모든 사실들을 알리려고 애쓴다. 역시 유명한 시인은 그 여인을 구하려고 얘쓰다가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쯤에서 나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잘잘못을 가리자는 건 아니지만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물어야 한다. 이 모든 문제들의 뿌리는 '부당해고'다. 그렇다면 부당해고를 철회하면 된다. 이 간단한 문제를 우리는 왜 풀지 못할까.

부당해고를 한 측에서 해고철회를 하지 않고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보와 해고철회. 이 두 가지 일 모두 기업주가 해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나 그 외에 다른 기관에서 할 수도 없다. 누군가 중재를 할 수는 있지만 양보와 해고철회라는 이 열쇠가 되는 일은 기업주가 해야한다.

 양보와 해고철회는 노동자는 할래야 할 수가 없다. 해고철회는 워낙에 노동자가 하는 일이 아니다. 양보도 마찬가지다. 벼랑끝에 선 사람에게 양보하라면 죽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양보란 조금이라도 더 상황이 나은 쪽에서 해야 비로소 양보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상황이 좋은 쪽에서 상황이 나쁜 쪽에게 양보하라고 하면 그것은 명백한 위협이다. 설혹 양보를 한다고 해도 모양새는 또 어떤가. 죽음과도 맞먹는 비굴을 감수해야한다. 그러잖아도 최악의 상황에 사는 사람에게 그래서는 안된다.

 모르기는 해도 정부도 내심 불편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부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언제 들불로 크게 번질지도 모르는 불씨가 죽지도 않고 빛나며 타고 있다. 불편 정도가 아니라 거의 공포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불안과 슬픔과 불편에 떨게 하지 말고 명백한 이치대로 기업주가 열쇠를 내놓고 양보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다. 그 올바른 길이야말로 해당 기업주와 기업체의 가장 큰 재산이 될 것이다. 그 재산은 바로 기업체의 생명이지 않은가! 그리되면 노동자들은 회사로 돌아가 열심히 일할 것이다. 회사의 재산은 더 불어날 것이다. 고용안정을 저절로 된다. 정부는 진심으로 고마울 것이다.

 저 가엾은 작은 여인은 땅으로 내려올 수 있다. 그렇게 소원하던 찜질방 가서 때불려서 목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편해서 그녀를 욕하던 사람들도 가엾어서 가슴이 미어지던 사람들도 모두 모두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셋 모두 승리하기,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