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니쉬를 다시 읽다
라즈니쉬를 다시 읽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0.06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영/소설가

가을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라고 하자니 고리타분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조금 겁이 난다. 무엇보다 나는 지금 독서로 내 교양을 깊고 넓게 하려고 책을 읽는 게 아니다. 화를 삭이기 위해 라즈니스를 읽을 뿐이다. 정말이지 화가 난다. 왜들 저러는 것일까. 감정대로 할 것 같으면 함부로 말하는 저 인간들의 입을 거시기로 거시기 하고 싶다.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못날 수가 있는지. 어떻게 저런 머저리 무식쟁이가 문화적으로 너무도 중요한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장이 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이해불가 현상은 현 정권의 특징이니 더 기가 찬다.


지금은 중간고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중학생 몇 명이 공부를 하겠다고 나한테 온다. 사회과 공부를 하고 있던 한 제자님이 공산주의가 뭐에요, 불쑥 물었다. 나는 무심코 공산주의의 사전적 의미를 말해주었다. 그런데 이 제자님이 대뜸 말했다. “그럼 좋은 거잖아요” 나는 조금 놀라서 그 제자님을 잠시 쳐다보다가 대답했다. “그럼, 좋은 정치제도야. 다만 그 좋은 걸 잘 작동시키는 게 어려운가 봐” 라고 힘없이 대답하곤 민주주의도 좋은 정치제도잖아, 라고 덧붙였다. 짓궂은 다른 제자님이 굳이 어느 게 더 좋은지 말해 달라고 고집했다. 공부가 하기 싫다보니 안 하던 질문질을 해대는 것이었다. 그래도 모처럼 좋은 질문인데 대답을 해야 했다. 학자들 중에는 공동으로 함께 생산하고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는 공산주의를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제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민주주의도 실현되기 어렵기는 하지만 이상적인 정치제도라고 말해주었다.

그래도 그 제자님은 궁금한 게 남았는지 가만히 생각하더니 근데 왜 북한을 욕해야 해요? 라고 불쑥 물었다. 이에 나도 서둘러 내가 언제 북한을 욕하라고 했냐, 공산주의한다고 하면서 지들 욕심을 채우는 더러운 정치가를 욕했지! 라고 해버렸다. 그리고 내친김에 말했다. 남한은 민주주의 한다면서 더러운 자본주의를 강화시키고 있으니 제자님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좋은 나라로 만들어주세요, 라고 말하며 한껏 애교를 부려서 지금은 그냥 시험 공부 하자고 달랬다.

이처럼 중학생도 공산주의라는 제도 자체는 좋은 것인 줄 안다. 그런데 현 정부의 몰지각한 몇몇 벼슬아치 할배들은 그 공산주의라는 말을 무슨 욕처럼 사용하고 있다. 욕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개망나니 같으니라고!!! 80년대에 아주 많이 이상한 정치가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던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고문하고 감옥살이를 시키며 괴롭히던 몇몇 아저씨들은 지금까지도 사과 한 마디 없다. 법에서조차 무죄라고 했는데도 말이다. 그런 아저씨들 중에 지금 방문진 이사장을 하는 고영주라는 아저씨가 있다.

이 아저씨가 야당 대표인 문재인씨에게 “공산주의자다”라고 말했단다. 공산주의가 무언지도 모르는 저 아저씨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게다가 방문진 이사장이라니, 진짜 앞이 캄캄하다. 방문진(방송문화 진흥회)라는 곳이 무얼 하는 곳인가? 방송 문화를 진흥시켜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 이하의 사고방식으로 나라의 방송문화 발전을 꽤할 수 있을까? 발전은 고사하고 이상하게만 돌아가는 현 정부에 이권과 입맛에만 맞는 쪽으로만 움직일 것이 명백하다.

야당대표 문재인이 누구인가. 국회의원이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의 신분을 의심하는 것은 바로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다. 공산주의라는 말의 뜻과는 상관없이 우리나라에서는 그 말은 적국의 적색을 나타낸다. 새는 좌우 두 날개로 난다고 했다. 여당은 집권당으로 마땅히 야당을 정책 동반자로 인정하고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연구하고 조율하고 정해야 한다. 그런 야당과 그 대표를 정책적 동반자는커녕 적국의 적색을 빌어 모욕하면 이는 대통령 모욕죄에 준하는 처벌이 따라야겠다. 시정잡배도 아니고 그렇게 가볍게 야당을 모욕하고 그 대표를 모욕하고 국민을 욕하다니.

제발, 현권력 수반에게 바란다. 저런 이상한 할배나 아재비들을 다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충언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자의든 타의든, 무식해서 그렇든 유식해서 그렇든 국민은 아주 많이 참고 있다. 국민을 그렇게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화무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울고 권불십년이다' 우리는 막다른 권력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현 권력에 거듭 당부한다. 정치를 훼방하는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권력과 세력을 불릴려고만 하지 말고 국민의 편안함과 행복을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오래 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