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27)
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27)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0.29 18:3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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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부/시인·수필가

고솔목 소생의 희열 

 
뒤틀어져 비스듬하게 누운 고목도
생명의 활력 갈구하며 죽을 힘 다해
대지의 심층부 모질게 끌어안고
몸부림쳐 천지신명을 감동 쾌 하여
소생의 자양분 풍성히 내려 받아
갈증 겨운 속마음까지 적시더라

몸통과 가지에 쌓인 세월의 무게
엄동 눈보라 속 밤낮 들어 올려
병든 나이테마다 새로운 생명력 담고
꿈 빛 햇살 불어 넣는 사투가 놀랍더라
 
황량한 인생의 벌판에 새 봄이 오면
싱그러운 향기 녹색의 불꽃 타올라
무심코 마주친 눈 휘둥그레지게 
끈질긴 소생의 희극 연출하자

모질게 험난한 삶이 서러워
독기 어린 연민의 가슴 깊이 
응어리진 곳 차디 찬 가슴마다
희망 치솟는 따듯한 격려 불어넣어
감탄 섞인 희열의 함성을 내지르자
 

영원한 보배, 인간생명의 존엄성(尊嚴性)
 
인간의 생명과 존재의 존엄성은 어떤 사회, 국가, 민족도 초월하여 보편적이면서도 또한 절대적인 숭고한 명제(命題)이다. 이에 비하여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시대, 민족, 국가, 체제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우선 이 존귀한 생명적 존재라고 하는 자명(自明)한 원점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신문화의 재생만이 현대사회가 유발시킨 인명경시 풍조를 바꾸는 보편적 가치관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인간의 본질적인 본연의 자세를 결정하는 생명의 존엄성을 항상 제일의 가치로 하는 사고방식을 다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인간의 생명을 대신할 것은 지상의 그 어떤 보물로도 대신 할 수 없음을 우리 모두가 자각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생명의 존엄이라는 개념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인간의 생명을 지상 최고의 생존권으로 존중하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것에 통한다. 하지만 현실문제로서 존귀한 인생도 있는가 하면 반대로 유해하고 무익한 인생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그 생명 주체자인 개인의 자각과 노력의 차이가 될 것이다. 바꿔 말해서 타인과 자신의 생명의 존엄성을 지킨다는 것은, 자비심과 사랑으로 온 생명 깊숙이 체감한 사명감과 목적관, 이상추구의 신념에 서서 가치적으로 뜻있게 쏟아 부어 완전 연소시켜가는 것에 있다고 생각 한다. 이것이 열려진 생명이며 사실상 생명존엄성을 살려가는 길은 여기에서 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존중의 발상과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인생관이 현대문명을 움직여 가는 원동력으로 정립하는 것이 생명경시 풍조로부터 생명존중으로 발상을 전환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재정립하고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새롭고 힘이 있는 사상과 고차원 종교의 흥륭이 실현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그러한 문화와 풍토전환을 가져올 만큼의 강한 교육이념과 체계적인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이성과 생명에 호소하는 힘을 가진 생명철학이 뒷받침 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생명존엄성의 사상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구극의 바탕 철학이 되어야 한다. 생명천시 사상의 결말은 인류 전체의 공멸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서 최고이자 존엄한 보배는 우리 자신과 후손들의 생명 이외는 결단코 없다. 이 단순한 사실에 일체의 원점을 두어야 인류의 공존과 평화가 지속되는 안전장치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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