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햇살에 손짓하는 찬란한 금빛 물결
가을햇살에 손짓하는 찬란한 금빛 물결
  • 밀양/안병곤기자
  • 승인 2015.11.01 10:43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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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밀양 사자평 억새 광평추파<廣坪秋波>‘하늘 억새길에서 사색하기’

억새는 변신의 귀재이다.

어두침침한 날 스산하다가

날이 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눈부실 정도로 화사하다.
역광에 반사되면
찬란한 금빛 억새 뽐내고
석양에 비치면
수줍은 홍조 띠고
달빛에 젖으면 이내 푸근한
솜털억새 옷 갈아 입고
억새는 무리를 이루면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장관이라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
광평추파(廣坪秋波)로 불린다.
억새밭에 가을 햇살이
엷게 비칠 때
스쳐가는 바람결이
빚어내는 억새들의
화려한 합창은
대자연의 교향곡이다.
모두가 시인이 되고
광평추파 확인하러
영남알프스 밀양 재약산
사자평에 가보자.

 
밀양의 8경 중 하나인
재약산 사자평원 억새
광활한 분지 시원한 감동
 
1980년 목장 조성위해
큰 나무를 베어내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 

영남알프스 마운틴 탑 사업
환경생태자원 활용 조성
글로벌 관광지로 재탄생 

억새는 사자평의 주인공이다. 사자평에 오르면 사람들이 왜 이 가을에 산을 찾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바람에 휩쓸려 하얀 물결을 이루는 억새는 장관이다. 억새는 벌써 하얀 손을 들어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넓게 펼쳐진 억새밭에는 가을바람과 가을볕이 들어 있다. 또 그 속에는 하얀 손 나부대는 억새가 부르는 가을 노래가 있다. 사람들은 억새가 부르는 노래를 가슴으로 듣는다. 사람들은 그 노래를 들으며 심하게 가을을 탄다. 

가을이 떠나기 전에 꼭 한번 가고 싶은 가을산, 영남알프스로 불려지는 천황산, 재약산이다. 영남알프스 밀양 쪽 대표 산인 천황산, 재약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의 금강’,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어지는 명산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사자봉, 수미봉, 관음봉, 미륵봉, 향로봉 등 해발 900~1000m에 달하는 봉우리로 사시사철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표충사 남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를 만나게 되고, 8부 능선에는 광활한 평원인 사자평이 있다. 밀양8경 중의 하나이며, 금·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사자평 억새는 현재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고산습지 중에서 가장 넓은 재약산 사자평 산지습지가 있다.

최근 밀양시는 ‘영남알프스 마운틴 탑 사업’과 ‘영남알프스 생태하늘마루 조성사업’ 등을 통해 고산습지를 보전하고 등산로를 새롭게 정비해 등산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밀양시는 영남알프스지역에 분포하는 환경 생태 자원을 활용하여 생태관광지를 조성하고 글로벌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사자봉에서 왼쪽으로 얼음골삼거리, 샘물산장, 능동산, 배내고개까지 이어지는 단풍사색길이다.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길이며 고지대 능선의 평평한 등산로를 걸으며 사색하기에 딱 좋은 길이다.

사자봉에서 시선을 아래로 향하면 그 유명한 재약산 사자평원이다. 그냥 사자평이라고 부른다. 드넓은 평원에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물결이 마치 너울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떠오르게 한다. 넓이가 400만㎡에 달하는 데다 억새풀과 관목으로 이루어져 그야말로 대평원이다. 사자평은 사자봉을 필두로 수미봉-관음봉-문수봉-재약봉-고암봉-향로봉-필봉 등 8개의 주요 봉우리에 둘러싸여있다.

8부 능선에 형성된 타원형의 광활한 분지가 주는 감동이 남다르다. 말을 타고 벌판을 달리는 역사 드라마 속 무사의 모습이 잠시 떠오른다. 호연지기가 용솟음쳐 천하를 호령하고픈 환상에 잠시 빠지기도 한다. 아니나 다를까 신라시대 삼국통일의 주역 화랑도가 수련한 곳이라고도 전해온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훈련시켰다는 곳이기도 하다.

사자평은 1980년대에 목장을 조성하기 위해 큰 나무를 베어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당시 목장 흔적을 보여주는 폐건물이 관목과 억새에 파묻혀 있다. 목장이 어떤 연유에서 없어졌는지 모르지만 그대로 있었다면 대관령목장 못지 않은 모습을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사자평은 예전엔 억새풀이 밀집해 자른 곳만도 16만 여㎡에 이르렀다. 그래서 가을철 사자평 억새풍관을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 같다’라 하여 ‘광평추파(廣坪秋波)’라 했다. 재약 8경 가운데 하나다. 사자봉에서 가을바람을 맞으면 수미봉을 향해 천천히 내려가 사자평 속살에 가까이 가면 곳곳에 나무가 많이 자라 있다.

사자평은 2007년에 꼭 보전해야 할 한국의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사자평 습지보호지역은 재약산 정상부(해발750~900m)에 위치한 면적 0.58㎢의 고산습지로서 2006년 12월 28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밀양/안병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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