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일몰제로 유료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축제 일몰제로 유료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 글/김영우기자ㆍ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5.11.01 13:49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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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진주시장 인터뷰

▲ 이창희 진주시장
정부 축제 일몰제 정책 국도비 7억원 감소
부족분 예산으로 충당시 교부세 대폭 감액
전남 모 지자체 축제예산 여파 교부세 58억 깍여
대부분 지자체 축제 유료화 선택 불가피
이러한 여러여건 종합해 유료화 단행한것
창원시도 유등축제 벤치마키 유료화 검토 중
유료화 첫 해의 소중한 경험 토대로 문제점 개선
유료화 결정은 어려운 정책결정의 연속과정
확신있었지만 시장으로서 매우 힘든 결정 

-올해 처음으로 유료화 된 남강유등축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염려도 있었지만 기대를 갖고 추진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국의 그 어떤 축제보다 관람인원도 많았지만, 축제의 볼거리, 즐길거리, 관람여건 등에서 올해는 더 좋은 평가가 있었다. 축제 자립도는 당초 43%에서 80%로 증가했으며, 해마다 고질적인 교통정체 현상도 올해는 없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있었다.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유료관람객만 25명을 넘는 등 성공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
▲유료화 시행을 검토했을 때 많은 시민들과 시의원, 특히 전문가들조차 유료화를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축제는 무료라는 인식이 너무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입장료를 만원으로 하면 누가 오겠느냐며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유료 입장객 25만 여명을 포함해서 40만명이 축제장을 다녀갔다. 주말의 경우 발 디딜 틈이 없이 가득했는데 유료화에도, 1만원의 입장료에도 관람객은 줄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 같다.
-유료화 시행 이후 재정자립도가 크게 높아졌는데 앞으로 자립도 10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
▲유등축제의 자립도는 지난해 43%에서 80%로 크게 높아졌고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앞으로 3년 이내 자립도 100%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유등축제의 향후 목표는 축제 경비를 조달하는 정도가 아니라 축제를 통해 유등의 상품화, 지역 산업화 기반을 조성하는데 있기 때문에 유등을 고급화 하는 등의 상품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료화를 통해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면 자립화 기반은 얼마든지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가림막 설치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논란이 많았는데 개선대책이 있나
▲아마 이번 축제에서 가장 많은 불만이 가림막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료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가림막은 유료화의 시각적인 표현이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시민들은 가림막으로 답답했거나 아름다운 조망권을 빼앗겼다는 생각에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가림막은 축제 유료화를 시행하는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조치 수단일 수밖에 없다. 축제장 여건상 외곽 휀스 없이 입장객 관리와 통제, 입장료 징수가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간과하고 있는 한 가지는 축제장 안전문제이다. 축제를 위해 두 번의 자체점검과 두 번의 유관기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진주교와 천수교에 가림막이 없다면 사람이 몰려 가장 위험한 구간이 된다. 바로 안전사고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시민 안전을 위해서 가림막은 필요한 조치였다. 조망권을 고려할 것인지 시민 안전을 더 우선 할 것인지에 대해 시장은 시민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내년에는 가림막에 대해 불만이 최소화되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다.
-가림막 비용만 7억원이 넘는다는 등 유언비어가 나돌았는데 사실은 어떤가
▲이런 유언비어는 유료화 시행을 반대하는 이들이 지어내 만든 것으로 본다. 유료화를 통해 7억 원을 벌기도 쉽지 않는데, 외곽 휀스 설치에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일 수 있겠나?
-유료화에 대한 불만이 이런 부분을 깊이 있게 보지 못하게 한 것 같아 안타깝지만, 외곽 휀스는 유등축제에 어울리도록 예술성을 가미하여 작품화했다. 휀스는 성벽등과 창작등, 캘라그라피, 설치미술 등으로 구성했는데 총비용은 4500만원이다. 성벽등(510m)과 창작등(270m)은 기존 인력을 이용하여 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설치비용이 최소화된 이유다.
-축제장 재입장 문제와 인근 상권 활성화, 노인대책 등의 문제점도 제기됐는데
▲ 재입장은 축제 후반부인 8일에 허용을 했는데, 이에 대해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축제장 공간을 더 확장하는 효과가 있었고, 입장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는 점, 인근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인근 상권 활성화가 문제된 이유는 방문객들이 유료화에 따라 축제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안에서 해결하려는 경향 때문으로 재입장을 허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혜택에 대해 할인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분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주중에 편하게 무료로 관람하는 길이 안전 측면에서 더욱 낫다고 볼 수 있다. 시와 재단은 올해 유료화 첫 해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행사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다.
-유료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시민들은 유료화를 축제에 돈을 내고 가는가, 안내고 가는가의 문제로만 보고 무료가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축제를 추진하는 시의 입장은 축제존폐의 절박한 문제이다. 정부는 축제 일몰제 정책으로 축제를 지원했다가 2∼3년이 지나면 지원을 끊기 때문에, 축제 경비 부족분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어떻게든 채워야하기 때문이다. 유등축제는 2011∼2012년도에 국·도비가 10억원 지원되었지만 올해는 3억원으로 7억원이 줄었고 내년부터는 이마저도 없어져 지원이 전혀 없다. 이게 일몰제 정책의 결과다. 그런데 이 부족분을 예산으로 충당(행사·축제성 경비 증가)하면 보통 교부세 제도를 통해 교부세를 대폭 감액한다. 올해 축제경비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한 72개 지자체가 교부세 684억 원을 감액 당했는데 전남의 모 지자체가 행사·축제성 경비 0.6% 증가로 58억 원의 교부세 페널티를 받은 것은 주시할 부분이다. 그리고 올해 유등축제에 시비가 16억 원 지원되었고 이것 또한 줄여나가야 하는데, 그 방법이 질 높은 축제 프로그램으로 상품을 만들어 외지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이것이 축제 유료화다. 유료화가 성공하면 시민이 낸 세금으로 축제를 운영하지 않고 외지인이 낸 돈으로 축제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축제 유료화는 유등축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이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상이 걸려 있다. 인근 창원시가 유등축제를 벤치마킹해서 축제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좋은 예이다. 하지만 유료화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축제가 경쟁력을 갖추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축제 경비 조달을 넘어 유등축제는 지역의 유등 상품화, 산업화 기반을 구축하는 토대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러한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해서 유료화가 추진된 것이다.
-유료화를 처음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유료화는 올해 시행되었지만 축제 유료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축제 일몰제 정책은 지자체가 축제 경비 조달을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요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3년 2월에 유등축제가 캐나다 윈터루드 축제에 첫 수출되었고, 미국, 멕시코 등 세계적인 축제에 참가하여 외국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입장료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유료화의 계기는 정부의 정책(일몰제 정책, 교부세 제도)과 국내를 뛰어 넘은 해외에서의 반응이라고 하겠다.
-그래도 많은 비난과 반대가 예견된 유료화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사실 축제 유료화 결정은 어려운 정책결정의 연속 과정이었다. 정부의 재정압박,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높은 반응, 축제의 경쟁력을 두고 봤을 때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지만 시장으로서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 시민들이 반대하고 전문가들조차 반대하는데 정책 결정자로서 고민이 안 될 수가 없었다. 당시 분위기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데 지금까지의 공직생활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소신으로 결정했고, 그 후엔 확신을 가지고 과감하게 추진했다.
-창원시도 축제 유료화를 검토하고 부산불꽃축제도 올해 처음으로 유료화가 되는데
▲축제 유료화는 유등축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이고 유등축제가 맨 앞장을 선 것이라 보면 된다. 지자체에서는 정부의 재정압박과 요구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앞서 가느냐와 뒤 따라 가는가의 차이는 분명이 있을 것이다.
-글로벌축제로서 외국인 관광객을 더 유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축제에 외국인이 많이 와야 한다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축제에 오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올해 유등축제에 외국인들이 자주 많이 보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룹단위로도 많이 보였는데, 외국인이 많았던 주된 이유는 유등축제 해외 진출에 따른 것이라 본다. 지난 9월 22일 미국 투산시에서 열린 세계축제총회에서 진주는 세계축제도시로 선정되었는데 이러한 명성이 각 국가에 전해지고 홍보되었기 때문이다. 축제기간 중 대평면에 있는 펜션에 머물렀던 프랑스인 6명은 유등축제 소식을 듣고 축제를 보기 위해 방문을 했다고 했는데 이것은 그간 진주시의 유등축제 해외 진출 노력에 따른 효과로 본다. 내년에도 중국과 뉴질랜드, 호주 등지에 유등축제가 진출하는 등 해외 진출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선 올해 유등축제에 시민들께서 고통과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축제 성공을 위해 참여하고 협조해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 시민들의 여러 말씀은 유등축제 발전에 대한 염려와 애정이라 생각하며, 저 역시 유등축제가 더욱 발전해서 우리 진주시의, 시민 여러분의 자긍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오늘에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는 제대로 된 축제가 되어 세계시장에 우뚝 설 수 있도록 35만 시민여러분과 함께 하도록 하겠다. 변함없는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리면서 다시 한번 올해 10월 축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노력해 주신 시민 여러분과 자원봉사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글/김영우기자ㆍ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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