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말자, 대한민국
쫄지말자, 대한민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01 14:46
  • 3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원장
 

10월이 지나고 11월이 다가왔다. 이제는 새로운 창조를 위하여 숨을 고르고 조율하는 계절로 접어든다. 시월에는 1909년 10월 26일, 우리나라와 동양 침략의 원흉인 ‘이또 히로부미’(이등박문 伊藤博文)를 처단하고 옥중에서 11일간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다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야만 한다. 일본의 외무부 대신은 안중근은 범죄자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앞장서서 영웅으로 대접하며 그 정신을 기리고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안중근께서 총을 드신 이유이며 정신이다. 강도가 남의 것을 빼앗으려 칼을 들면 살인검이고, 의사가 썩어 가는 환부를 수술하기 위하여 칼을 들면 활인검이다. 안중근 의사는 장군이자 교육자요 사상가로써 동양의 평화를 썩게 하는 환부를 도려내신 것이고, 그 이유와 대안을 번개처럼 밝게, 우레처럼 크게 천명하고 계신다.


3년여 만에 한, 중, 일 정상회담이 대한민국에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냉혹한 국제 질서는 우리를 격랑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듯 보인다. 여전히 대국인 일본, 러시아뿐 아니라 핵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적대시하는 북한에 둘러싸여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G-2의 틈새에서 팔이 떨어지도록 편가름을 강요당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미?중 간 군사 충돌 우려까지 낳고 있는 중국의 남사군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그에 실패하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우리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미리 요구하였다. 중국 또한 우리를 경제교역과 북한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편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일본은 이 기회를 타 우리를 조롱하여 격동시키고 있다. 최근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아베의 행동 보면 히틀러가 떠오른다.”라고 생각하는 국내외의 지성인들이 많다.

우리의 처지가 이처럼 처연하고 안타까운가. 어두운 상상이 들 때마다 우려하고 이리저리 몰려 부화뇌동 하지 말자. 오히려 벌떡 일어나서 “쫄지 말자, 대한민국”이라고 크게 3번을 외쳐보자. 이어서 “우리는 동양평화의 주체이고 세계 평화의 핵심이다.”라고 크게 외쳐보자. 두 마리의 큰 고래 틈에서 등터지는 새우가 될 것인가, 사나운 범고래들 틈에서 이리저리 쫓기는 물개신세가 될 것인가, 아니면 영리하고 날쌘 돌고래가 되어 자신의 운명을 창조할 것인가. 이는 다른 나라, 다른 사람이 아닌 100퍼센트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은 거저 생긴 것이 아니다. 그야 말로 수많은 곤경과 혹독한 역사를 오랫동안 수없이 극복해온 우리들의 혈관 속 DNA의 ‘자신 있는 외침’이다. 천 마디 만 마디 토론과 이유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실을 개선하고 뛰어 넘으려는 강력한 의지이다. 우리와 중국, 일본은 원래 한 뿌리의 태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늘을 중심 삼아 살아가려는 동북아시아의 철학이 그 흔적이다. 중국의 천자문화는 사라졌으나 그 땅이 남아 있고, 일본은 아직도 천황시스템이 가동 되고 있다.

우리는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 있다는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의 ‘천부경(天符經)’철학과 문화가 줄기차게 이어져 오고 있다. 인류와 생명 모두는 오직 하늘과 땅을 자신의 중심으로 알아야만 살아 갈 수 있다. 진실로 모두 그렇지 아니한가. 이 철학에서 태어난 가장 가치 있는 생존방법인 홍익인간 정신이야말로 코앞까지 닥쳐온 범지구적인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열쇠이다.

지금은 근세 조선말의 암울했던 시대가 아니다. 이미 인류역사의 오점이 된 일본의 침략과 동란의 아픔 속에서도 세계 5대 공업국, 7대 수출국, 올림픽 5위, 누가 뭐라고 해도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튼튼한 재정,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건강보험을 구가하는 나라가 되었다. 한편, 동북아시아를 하나로 이어가자는 ‘베세토(BESETO)’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세 나라의 수도인 ‘베이징, 서울, 토쿄’를 하나로 합성한 말로 그 중심 역시 ‘서울’이다. 과거처럼 해양세력과 대륙 세력에게 번갈아 침략당한 지정학적 불리를 논하지 말자. 오히려 우리들의 지혜로운 생각과 행동에 따라 강력한 두 세력을 중화하고 소통하는 ‘중심 허브’가 될 수 있다. 그 힘으로 시베리아와 중국 대륙을 통과하고 인도양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뻗어나가자.

정신이 하나 되고 마음이 합해지면 환경과 물질은 절로 따라온다. 대한민국의 국민과 정치가들은 모두가 미래의 중심에 걸 맞는 다양하게 하나 되는 어른스러운 생각, 의연한 행동, 불퇴전의 강력한 의지를 발휘해야 할 바로 그 때이다. 얼마든지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다. 다시는 쫄지 말자.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