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국화 한 송이를
가을엔 국화 한 송이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05 16:0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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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경상대 건축학과 출강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춘 3월부터 봄꽃 축제가 시작되어 제법 쌀쌀해지는 늦가을까지는 가을꽃 축제가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열리고 있다. 3월 중, 하순부터 서천 동백꽃축제, 화개장터 벚꽃축제, 구례 산수유축제, 광양 매화축제, 의성 산수유축제로 시작하여 4월에는 원미산 진달래 축제, 목포 유달산 꽃축제, 청풍호 벚꽃축제, 낙동강 유채축제, 영취산 진달래축제, 진해 군항제, 경주 벚꽃축제, 섬진강변 벚꽃축제가 끝난다 싶으면 5월과 6월에는 철쭉과 튤립, 장미축제가 곳곳에서 열린다. 그리고 7월과 8월에는 무궁화 축제, 해바라기 축제, 연꽃 축제가 열리고 9월에는 메밀꽃과 코스모스 축제. 10월과 11월에는 주로 전국에서 일제히 국화꽃 축제를 연다. 추운 11월 하순에는 집에 있기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갈대축제가 준비 되어 있고 더 추운 겨울에는 눈꽃축제가 빈자리를 메워 매달 꽃 축제가 없는 달이 없게 되었다.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꽃이든 매달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삶의 여유가 생기니 일어나는 현상이며 이는 아주 좋은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좋은 것 뒤에는 부작용도 생기기 마련인데 그 하나가 꽃 축제가 끝난 뒤에 전시를 했던 꽃 처리 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지자체에서 좋은 의미로 시작 하였고 좋게 끝날 수도 있는 꽃 축제의 꽃들이 폐기물 취급을 받고 오고 갈 데가 없다. 쉽게는 그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에게 주어서 아름다운 향기가 사라질 때까지 집에서 키우게끔 배분하면 되는데 꽃을 나눠 주면 “현행 공직자 선거 관리법상”에는 “기관 단체의 장이 시민들에게 재산상 이익 또는 금전, 물품을 제공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그 행위를 금하고 있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 지자체에 동원 되는 꽃의 숫자가 수 만 그루에서 수 억 그루까지 된다고 보면 낭비 중에 아주 큰 낭비 일 뿐 아니라 그로 인한 2차적 환경 문제까지 생기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매년 만들어 진다.

그래서 그 해결책을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자체의장이나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은 차기 선거에 나가지 않을 경우 선관위에 그 약속이나 서명을 하고 무료로 나누어 주는 방법과 유료로 나누어 주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주민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시행을 해 볼 수도 있겠다. 가령 꽃 한 그루를 만 원 정도씩 농원에서 공급을 받았다면 주민들에게는 일, 이천 원에 되 팔 수도 있다는 얘기고 그 꽃이 십만 그루 일 때 지자체에 되돌아오는 금액 또한 만만치가 않다는 계산도 나온다. 우리가 이럴 때 쓰는 속담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등이 있다. 아직도 시들지 않은 예쁜 꽃들을 선거법이라는 족쇄에 묶어서 폐기물로 전락 시키지 말고 관계법을 수정하여 더 이상 예산 낭비가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상상을 해 보자. 동네 골목마다에 지차체가 공급한 싱싱하고 향기 가득한 꽃들이 환하게 줄지어 있고 아침 마다 동네 주민들이 그 꽃에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을 떠 올려 보라. 아침 따듯한 햇살에 출근하는 사람과 등교하는 모습의 발걸음은 가벼울 것이고 보는 이의 마음도 행복할 것이다.
“법이란 어렵지 않는 것이 좋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긍정 할수록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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