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군수 자리가 무엇이길래
시장·군수 자리가 무엇이길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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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택/진주문화원 부원장
시장·군수를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임면(任免) 관리하던 그 시절 지역주민의 소망은 선진국처럼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것이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은 아무래도 주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모든 것을 얻느냐 아니면 잃느냐’하는 결과 때문에 그 과정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민선 5기 동안 직접선거를 치뤘으나 아직도 일부 불법선거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현재의 선거제도처럼 좋은 제도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선거를 통해서 얻은 벼슬은 당당하고 성스러운 벼슬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면에서 보면 마음이 내키지 않고 아니꼽고 더러운 꼴을 보아가면서 얻게 되는 거지벼슬이 아닌가 싶다.

선거로 당선된 시장·군수의 의식 속에는 유권자를 진정한 주인으로 생각하는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유권자는 표라는 무기를 갖고 있지만 그 무기를 빼앗기고 나면 아무런 힘이 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 후부터는 표를 모아 거대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당선자가 표 주인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으로 반전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군수 출마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서 그 표를 뺏어내려고 평소에는 본체만체하는 유권자에게 거지처럼 한 표 한 표를 애걸복걸하는 것이다.

유권자로부터 선출된 벼슬 중에서도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이라고 하는 시장·군수자리는 참 근사한 자리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과거 임명 관선시대 도지사나 내무부장관 등 윗사람에게 눈치만 보고 재임기간 동안 무사하게 자리를 유지하던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권한과 여건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선되기란 무척 어렵고 당선 후에 일하기도 어려운 자리이다. 도시지역이나 농촌지역 할 것 없이 주민 숙원사업들이 너무나 많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척 중요하고 힘든 자리임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민선자치시대 제5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모든 여건이 도나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던 관선시대나 민선자치 제4기 이전의 시대와는 모든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 도시문제를 단순한 양적으로 해결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도시공간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 교통문제는 교통시설의 확충만으로 풀 수는 없는 것이다. ‘자기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라는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주택문제도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보다 사회간접자본과 연계시켜야 한다. 환경문제는 개발과 보전이라는 이율배반적인 것이 조화되어야 한다. 미래의 도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큰 비전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진주시의 경우에는 혁신도시 개념에 걸맞은 도시 건설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문화와 여성문제를 경제발전의 열매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문화의 경영은 새로운 산업의 씨앗이며 문화산업은 미래의 토양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크나큰 경제적 자산이며, 시민의 생활문화는 가장 큰 발전의 자산이다.

이와 같이 이제는 새로운 사고의 발상이 요구된다. 다차원의 경쟁시대에 진입함으로써 각 분야의 전문 인재를 확보하여 고부가 가치사업과 정보 네트워크를 육성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의 가장 중요한 것은 해야 할 사업들의 재원 마련이다. 도나 중앙으로부터 더 많은 예산을 지원 받거나 자체 재정을 확충해야만 한다. 관할지역 주민의 복지시책을 어떻게 펼쳐 행복한 시·군이 되도록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게다가 깨끗하고 청렴하고 겸손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문화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하며, 미래의 주인인 우리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시 군민들로부터 더 오래도록 그 자리에 있어 달라고 아우성을 받고 법이 정한 최장기간 동안 장수할 수 있는 단체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내 고장을 대표하고 책임지는 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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