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29)
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29)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2 16: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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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부/시인·수필가

보름달로 뜨고 싶습니다 

  
그대 온정 목말라
들국화 향내 맡으며
내 안 흔적 털어내려고
가을밤 억새풀 노래 벗 삼아
초성 달 기울도록 애달 피 부르다가
온 가슴으로 선혈을 쏟아냅니다
 
이슬 젖은 눈길로 다가서서
불타는 입김으로 온몸 달구던
꿈같은 추억 못 잊어
별빛보다 영롱한 가슴
살포시 열고서 마중을 갑니다
 
초가을 지붕 청아한 박꽃처럼
목욕한 거울 속 새아씨
우아한 몸짓으로
수정보다 맑고 그윽한 향기 담아
소담스런 눈빛 환하게 웃으며
그대 품에 보름달로 뜨고 싶습니다. 

 
자녀 육아와 부모의 책임-1

오늘날 전 세계를 보더라도 급속하게 저 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분쟁과 빈곤, 자연재해와 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전 지구적인 불황과 저성장의 늪에 빠져 생계를 위협받는 시국이다. 이러한 고난에 맞서 싸우는 지금, 자녀교육과 인간유대의 소중함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시시각각 닥치는 시련에 지지 않는 자녀 육아와 가족상호 끈끈한 연대의 힘이 필요해 지고 있다.

부모와 지식은 가정이라는 하나의 작은 사회의 구성원이며 그 사회를 평화롭게 하고 건전한 번영을 지향한다. 나아가서는 보다 커다란 인간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가정을 구축하는 공동작업자라고 하는 인식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가정은 보다 고차원의 공동목표를 세웠을 때, 저절로 견고하고도 아름다운 부모 자식 간의 참신한 유대가 맺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자식들은 잠자코 있더라도 부모의 삶의 자세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말로만 어떤 정의를 가르치고 형식적으로 호소하는 것보다 부모 자신이 스스로의 실생활 속에서 몸소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은 교육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식을 올바르게 키워 성장시켜 간다는 것은 결국 자식에게 무엇을 주느냐 하는 교육 기술이론이 아니라, 부모 자신이 한 인간으로서 바르고 책임감 있는 삶의 자세를 취하고 성실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어린아이에게는 어린이의 원리가 있고 세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어른과 대립적으로 보는 어린이의 세계만은 아니다. 옛 선인들은 어린이 속에 어른이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마음에는 소위 어린 마음과 또 한편으로는 지극히 뛰어나게 어른의 자각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인간의 일생 중에서 유년기에 키워진 소질이 그 후 인생의 방향이나 인격 형성에 크게 본질적인 영향을 미치다. 청년기가 인격의 토대와 골격을 쌓는 때라고 한다면 유년기는 더욱 깊은 그 핵심에 해당하는 부분, 즉 골수가 형성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성의 본질적인 면은 이 시기에 만들어 진다고 할 수 있다.

각 가정의 자식들의 인격과 교양 형성은 아직도 취약하다. 논밭에서 농민들이 잡초를 제거하고 비료를 제공하듯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역할은 큰 영향력을 미친다. 성장을 위한 영양분을 주지 않고 독약을 줘 버린다면 모처럼 어렵게 자라나려던 가능성의 새싹도 당장 말라버리고 만다. 그 독약은 의외로 부모의 이기심과 독선, 자식의 자립을 방해하는 과잉보호와 무책임한 언동 등등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저지르는 말과 행동 습관이 됨을 명심하기 바란다.

어버이로서 자식에게 행하지 않으면 안 될 최대의 것은 자녀의 생명에 무한한 마음의 보물을 형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격과 교양이 깊고 풍부한 인간성 형성을 위한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결국 부모가 하루하루 성심 성의껏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설령 평범하더라도 자식들의 마음 밭에 보석을 뿌리고 가꾸는 모범적인 성업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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