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생활고로 어려운 시절 ‘식사하셨어요?’와 같은 현실해결에 관한 인사의 시기를 벗어나 이제는 너무 풍족하여 먹는 것을 자제해야하는 때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추상적인 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그것은 바로 ‘행복하게 살아보기’이다.
현대의 추세를 가장 민감하게 표현하고 있는 TV방송에서도 ‘행복’해지기 위한 많은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런데 방송을 볼 때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정작 행복은 늘 곁에 없는 느낌이 드는 것이 문제이다. ‘행복’은 잡을 수 없는 무지개 같은 것인가? 아니면 ‘행복’의 기대치를 높게 세우기 때문에 못 잡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행복’은 그냥 존재하는 것인데 잡으려고 하는가?
한 시간이 행복하려면 낮잠을 자고, 하루가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이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일년이 행복하려면 유산을 많이 받는 게 좋고, 평생이 행복하려면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2년 전 우리대학에서는 라오스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다. 열흘의 봉사를 위해 6개월 정도를 준비했고, 낙후된 지역을 방문해서 다소 불편한 점은 있었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흐뭇한 마음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그 후 라오스에 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두 달에 한 번씩 정기메일을 통해 그 지역 소식을 받는다. 이번 메일에는 K-food Festival을 열어 라오스 현지인들이 김치 담그기 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했다는 소식과 사진을 보내주었다. 올해가 가기 전 우리대학에서는 또 2년 전 갔던 그 곳으로 해외봉사를 갈 예정이다. 바쁜 학사일정으로 추가된 봉사활동일은 시간을 더 쪼개도록 만들지만 병을 치료해주고, 손 씻기, 양치질하기 등 작은 예방교육을 시켜주고 올 것이다. 내 시간을 주고, 돈을 들이고, 내 노동력을 쓰면서도 왜 마음이 설렐까. 함께 다녀왔던 우리 학생들도, 또한 이번에 같이 갈 학생들도 같은 마음이다.
봉사활동은 직장을 퇴직한 후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하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자녀들을 데리고, 혹은 주변 동료들과 잠시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에 참여해보자. 평생을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이처럼 타인들을 돌아보며 사는 것이고, 행복은 남으로부터 받을 때보다 남에게 무엇인가를 해주었을 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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