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세계화로의 전통교육
진정한 세계화로의 전통교육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5 18:0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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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경남한국화가협회장

우리의 전통예술교육에서의 핵심은 깨달음을 통한 창의성 교육이었다.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그 시대별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 어디를 둘러봐도 어설픈 모방교육으로 남은 예술품은 없다. 조형언어 습득의 기초교육이나 재료의 특성을 익히는 기본 기능교육을 발판으로 새로운 창조를 강조하는 무법의 경지인 창의력 교육이 강조되었음을 작품 곳곳에서 알 수 있다.


요즘의 우리 미술교육을 보면 불합리한 사회분위기 때문에 원래의 배우고자 하는 취지와는 달리 교육과정의 수료나 이수에 관심이 더 기울어진 것 같다. 수많은 공모전을 보더라도 그렇다. 전승을 하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기에 근근이 그 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거지 없다. 이런 요즈음보다는 옛 우리 조상들의 전통 미술 교육이 훨씬 더 교육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창작활동에 몰입하는 예술가들이 독특한 삶의 영역을 연출하는 화가라는 입장에서, 그리고 한국화를 새롭게 심층 분석해서 발전하고자 하는 시각에서 전통회화에 쏟아졌던 비판이 시대성의 결여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조금 말을 바꿔 말하면 예술가로서의 정신적 양식의 결여라는 의미인데 사산된 아이를 낳는 것과 같다는 칸딘스키의 말과 상통하는 말인 듯 하다. 이 의미를 좀 더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모든 예술은 그 시대의 아들이며 우리 감정의 어머니라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으로 천근의 무게를 지닌 값진 진리이기에 창작활동에서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예술 창작활동 자체가 내 영혼을 표현하는 값진 보석이기에 미의식의 철학과 창작의지를 평소에 단단한 훈련과 더불어 효과적이고 놀라운 습관을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한국인의 미의식은 원래 밝고 명랑하며, 건강하고, 풍류와 낭만이 가득하고, 해학적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부정적 기운을 주는 답답함이나 번거로움을 피하고 확 트이고 시원한 공간과 여유를 추구하려는 이러한 대범한 품성은 전통회화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전통화가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전통의 격조 높은 화격을 더욱 새롭게 갖추어서 보다 더 감성적이고 즉흥적 풍류의 천연성과 대범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옛 당시의 교육제도에도 감탄할만한 교육방법과 매우 심도 있고 수준 높은 미술 전문교육이 있었음을 고대나 고려, 조선의 예술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적 사고의 기저를 이루는 것이 자연주의로서 사계절의 뚜렷한 금수강산과 자연에 친화하면서 여백이라는 독특한 조형언어가 탄생됐다. 이러한 무한의 시공을 넘나들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속에서 무와 공의 개념을 한 차원 높여 기운생동감을 표출하는 새로운 창조력을 더욱 쌓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학교현장에는 전통예술의 진수를 좋은 환경과 여건을 갖춰 아이들의 끼를 펼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강조하며 가르쳤다면 좀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이 선택할 기회라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화의 교육을 등한시 하였고 이 한국화가 시대에 뒤떨어진 후진 문화라는 의식을 심어 주었고 이로 인한 여파로 한국화의 지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여년 전통의 경남중등종합학예대회가 맥을 이어오지만 도교육청 소속의 문화예술 공간이 없기에 학교를 빌려 근근이 행사를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급변하는 우리 사회 속에서 예술과 철학이나 인문학이 점점 설 땅을 잃어가고 있지만 문화 예술이 인간성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이기에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우리 모두는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소중히 전승해야 할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한국화의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져 한국화를 더욱 사랑하고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어야 세계적인 회화로써 뿌리 내리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조형의지의 독자성을 널리 발표하고 이해시켜 국제적으로도 우리의 훌륭한 전통시각을 이해시키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 미술교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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