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상식 (6)-11월 셋째주 목요일
와인상식 (6)-11월 셋째주 목요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6 19: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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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이번 주 11월 셋째 주는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 와인이 공개되는 날이다.

전 세계 동일하게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 출시되는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부르고뉴주의 보졸레 지방에서 매년 그 해 9월 초에 수확한 포도를 4~6주 숙성시킨 뒤, 출시하는 포도주(와인)의 상품명이다.
나라별의 시차로 인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먼저 보졸레 누보 와인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지역에서 재배하는 ‘가메(Gamey)’ 품종으로, 온화하고 따뜻한 기후와 화강암·석회질 등으로 이뤄진 토양에서 재배되어 신선한 과일향이 풍부하지만, 대체적으로 타닌 성분과 바디감이 낮고, 떫은맛이 적고 옅은 산도를 지니고 있다.

낮은 타닌으로 오랫동안 보관해서 마시는 와인이 아니라 그 해 수확하여 작은 카페나 술집에서 연말 즈음에 편안하게 마시는 막와인이었다.

대한민국에 서민술인 막걸리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서민술인 보졸레와인이 있는 것과 같다.

오래 전 프랑스 부르고뉴 주에서는 가메 품종을 재배했지만 1395년 부르고뉴 공작이 부르고뉴의 코트 도르(Côtes d’Or) 지역에서 가메 품종의 와인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이유로 재배를 금지하였다. 그 이후 가메 품종은 부르고뉴 남단인 보졸레 지역에서만 재배하게 되었다.

고급 와인이 아닌 서민들이 막와인처럼 마셨던 와인을 1951년 11월 13일 보졸레누보 축제를 개최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고, 1970년대 이후에는 세계적인 포도주 축제로 자리 잡았다.

보졸레 누보 와인은 사과, 자몽, 키위와 같은 과일같은 산미와 바디감을 가진다. 그리하여, 상온에서 마시는 것 보다는 화인트 와인이 마시기 적당한 섭씨 10~14℃ 정도에서 막걸리나 맥주 마시듯 형식, 격식 갖추지 않고 편안하게 마시는 와인이다.

뛰어난 와인으로부터 푸대접 받든 보졸레 와인은 그해 수확하여 마시는 햇와인으로 거듭나면서 11월 셋째주가 되면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와인이 된다.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시켜 성공을 이룬 보졸레누보나 건축당시 파리 시민들로부터 고철덩어리로 외면 받았던 에펠탑도 세계 명물로 거듭나게 한 프랑스의 지혜로움은 대단한 것 같다.

“지난 주 테러에 무고히 희생된 분들과 가족들, 파리 시민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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