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장승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1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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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렬/진주문화원 이사
역사와 함께 전승되어온 우리 고유의 민속인 장승은 우리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소중한 정신문화 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저급문화로 취급하며 굳이 기억해 내려 하지 않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정말로 장승이 있기에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내 모든 생활과 행동들이 장승에 맞춰져 있음은 물론이고 글을 써도 장승 글이요, 꿈을 꾸어도 장승 꿈만 꾼다. 23년을 진주에 살면서 내 고향보다 더 좋은 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살고 있는 가정과 터전이 있고, 또 하나는 이 땅에서 터득한 장승이 있고, 그 다음 하나는 나를 아껴주는 주변이 너무 많다.

언제부터인가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한다고 남의 입 살에 오르내린지도 십년이 훨씬 넘었건만, 이룩한 일 정작 하나도 없으니 마냥 행복에 겨워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더구나 가사를 도맡은 집사람이 불행해 할까봐 조바심도 내야 하는 처지이기에 행복하다고 소리치기엔 부끄러움이 먼저 앞선다. 하지만 내가 행복해 하는 이유는 참 많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원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주변이 날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가족도, 이웃도, 친구도, 선후배도 내가 하는 장승 만드는 일에는 태클을 걸지 않기 때문이며, 생면부지인 사람들까지도 나의 일에는 대단히 호의적이며 숱한 이웃들이 격려들을 많이 해 준다. 그리고 언론과 주무관청에서도 바라보는 시선들은 참 곱다. 왜냐고 질문을 해보면 공히 그 일에 대한 열정이눈에 보이기 때문이란다. 그렇다 열정이란 게 뭔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정신을 집중시키는마음이며, 미래를 열어주는 희망인 것이다.

그러기에 평소 나의 생각은 매사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길이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하는 일(장승 만드는 일)이란 게 어려운 일도 아니요 자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다. 이 일은 일단 재미가 있고 돈이 들지 않으니 틈만 나면 두드리고 여유 있을 때 재료만 구하면 되는 것이다. 장승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장승이 뭔지, 왜 가지려고 하는지, 어디다 쓸 것이며 어디에 둘 것인지를 파악하고 장승을 만들어준다. 이 모든 걸 확인 하지 않고 제작해주면 그 장승은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 의해 결국 아궁이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요즘은 체험문화가 대세다. 여가선용을 바라는 사람들이 홍수를 이룬다. 그래서 내게도 배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장승을 가르치며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외치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 분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하는 말이 할 수 있는 일은 잘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때 잘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분들과 교학상장하며 난 하루하루를 정말 행복해 하며 살고 있다. 본성동 일목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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