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31)
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3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26 18:1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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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부/시인·수필가

열 애


열린 베란다 문 사이로
바닷바람 살그니 들어와
방안 가득 채운
거친 숨소리 휘감아
저 푸른 해원으로
쉼 없이 실어 나른다

셀 수 없을 만큼
절정으로 솟구쳐 올랐다가
천길 절벽 바닥 떨어지면서
내뱉는 탄성소리 지르느라
옥구슬 목까지 쉰 것 같다

온 몸 땀에 절어
굵은 소금 녹여 담은
열탕에서 갓 나온 듯
연분홍 향기 피어오르고
날아오를 듯 가벼운 생명
오색구름 타고 영원으로 향한다

   
자녀 육아와 부모의 책임-3

아이들은 이른바 순백의 천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부모님의 가르침이나 예의범절에 대한 교육은 물론이고, 무심코 하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민감하게 흡수하여 어느새 물들여져 간다. 옛 부터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자녀들의 마음에 비춰진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고 생애에 걸쳐 남겨져 가는 점이라는 것을 명심 했으면 한다.
 
내 지식이라고 해도 결코 부모의 소유물은 아니며 부모에게 생사여탈의 권한이 부여된 것도 아니다. 아무리 생활고가 심해도 부모가 어린 아이의 생명을 빼앗는 일은 스스로가 인간이로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본능에만 의존하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귀한 외동 자식라고 부모의 무조건 적인 사랑으로 제멋대로 자라게 방치해 둘 수도 없는 일이다. 자녀를 리드해 가는 인간적인 지성이 필요하다. 문제는 생명에 대한 감각의 마비이며 생명경시 풍조야 말로 일소되지 않으면 안 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부모 자식의 진실한 유대는 자식을 자기 이상의 인간으로 육성시킬 각오를 자신에게 부과하고, 자녀의 미래 가능성에 대하여 존경하는 마음의 눈으로 접해야 한다. 따라서 자식 또한 보다 좋은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스승으로서 부모를 존경하는 상호 상생하는 발상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말할 나이도 없이 서로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생명의 당체라는 기본적인 정신에 입각하여 부모 자식의 유대에만 그치지 않고 인류 전체의 깊고 견고한 유대를 쌓아가는 초석을 만들어 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의 자주성, 주체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어린들의 생명 내측에서부터 육성하는 것을 잊은 채 가장 소중한 개성을 발휘할 장(場)을 빼앗아 버리는 일이다. 요즘의 어린이에게 주어진 텔레비전 프로나 그림책이나 만화, 게임 등은 모두 어른이 만든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른의 눈으로 본 어린이 세계일 것이다. 혹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어른의 주문에 불과 하다. 자식이 어느 정도 연령에 이르면 뒤뜰의 풀베기나 집안 청소, 심부름 같은 일에 대해서 보수를 정하고 근로의 댓가로서 용돈을 얻도록 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결코 부모의 이기심이 아니라 자식에게 노동의 가치와 기쁨을 가지도록 가르치고 생생한 인생의 체험과 지혜를 키우는 것으로도 된다.
 
용돈이나 간식을 주는 방법에 있어서도 보채고 울면 준다는 식이라면 안 될 것이다. 용돈은 하루에 얼마, 간식은 몇 시에 주는 식으로 정확하게 정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문제는 어머니 자신의 주체성 문제다. 아이는 정해진 범위 안에서 어떻게 주어진 환경의 기회를 살릴 것인가 지혜를 짜게 된다. 하루하루 용돈을 절약해서 저축하는 것도 깨달을 것이다. 이러한 사소한 어머니의 관심과 배려가 주체성을 확립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때로는 아이를 강하게 질책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도 있다. 아이의 생명에 관계되는 일이거나 혹은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서 아무래도 강하게 가부를 정해 두지 않으면 안 될 때 이다. 근본적으로 아이를 신뢰하는 속에서의 질책이고 진심어린 애정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자유분방하게 개성을 발휘하게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는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세계이다. 꿈은 우주를 나는 준마처럼 뛰어다니며 보는 것 , 듣는 것, 모두가 경이롭고 새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상상력, 창조성은 인생에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보(至寶)로 된다. 부모들은 어디가지나 따뜻하게 키워주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어째든 아이들을 발랄하게 성장시키려고 하는 부모의 강한 애정이 가정의 근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가 아량이 없이 감정적이며 부모의 권의에 의존하는 가정교육은 유해무익하다. 아이가 각기 자기의 이상을 갖는 것에 간섭하는 것은 아이들의 인격을 인정치 않는 것이 된다. 청소년 비행의 씨앗이 여기에서 잉태되는 경우가 많다.
 
가능한 자신의 과제는 스스로 하는 습관과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가는 습관, 올바른 일을 자발적으로 실천해가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은 어린아이라고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물론 히스테릭하게 사사건건 푸념처럼 보이는 잔소리를 할 필요는 없다. 일찍 일어나 세수하는 일, 이를 닦는 일, 밖에서 돌아오면 손을 씻는 일, 어지러 진 것을 원래대로 정돈하는 일, 그때 그대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게 가르쳐 두면 그것으로 가정과 사회, 국가에 이바지 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자녀의 인격을 존중할 때 자녀는 인간 존중을 배우게 된다. 가정에서도 반듯한 일원이 되고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한 자식이 사회에 나갔을 때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배려하는 힘을 지닌 사회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올바른 가치관이 상식화 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새로운 사회 구성원이 되고 나아가 이 나라의 주인공으로서 여러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해 갈 것이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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