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상식 (9)-프렌치 페러독스 (French Paradox)
와인상식 (9)-프렌치 페러독스 (French Paradox)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07 18: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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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12월 중반이 되면서 조금씩 술자리가 많아지는 요즘이다.


술자리에 앉자마자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주문할 수 있을 법한 “소주와 맥주 주세요”다.

어떤 안주가 있든, 어떤 손님들과 어울리든 간에 소주와 맥주는 술이 아닌 물처럼 주문하고 제공되는 문화가 대한민국의 음주문화이다.

한국의 연간 알코올 섭취는 15세 이상 기준으로 1인당 14.8리터로 세계 술 소비 양으로는 13위지만 아시아에서는 1위다. 하지만, 맥주나 와인같이 양이 아닌 소주 같은 독주로 계산하면 연 9.57리터로 당당히 세계 1위가 된다.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인생의 쓴맛을 많이 봐 왔을 진데, 늦은 시간까지 또다시 쓰디쓴 소주잔을 잡는 것이 서글퍼 보인다.

소주를 마시다 보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소주를 마시게 되면 부부나 연인끼리 마시기가 쉽지 않다.

소주 마시는 사람들에게 왜 소주 마시느냐고 물어보면 ‘저렴해서..’ ‘서민적이라서’ 답을 한다.

소주보다 저렴하고 서민적인 술이라면 막걸리만 한 게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서민적인 소주 재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취하는 문화가 하루빨리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1979년 몇 사람의 학자들이 기름진 음식을 주로 먹는 나라에서 심장혈관 계통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일반적인 생각인데, 프랑스인들은 육식을 좋아하지만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낮은 것은 프랑스가 다른 나라보다 와인 소비량이 많다는 이유의 결과인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를 발표하게 된다.

프랑스 보르도 대학의 심장 연구자인 세르주 르노는 하루에 두세 잔의 와인을 마시면 포도주에 함유되어 있는 붉은 색깔과 씁쓸하고 텁텁한 맛을 내는 폴리페놀(Poly phenol)이란 물질로 인해 혈장 내에서 항산화 작용을 강화시켜 우리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방단백질(LDL)의 산화를 막아서 심장관상동맥경화증을 줄여 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필자는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만으로 프렌치 패러독스의 원인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는 신선한 야채, 과일 같은 재료가 준비가 되고, 잔잔한 음악과 적당한 조명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게 된다.

‘와인은 노인의 간호사’라고 말처럼 와인 한잔을 마시는 시간을 가짐으로서 주변의 소외감, 인생에 대한 허무감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는 와인보다 더 건강에 이로운 쌀로 만든 와인이 있다.

절주만큼 좋은 음주문화는 없겠지만, 꼭 마셔야 될 자리라면 독주가 아닌 건강에 좋은 막걸리로 코리아 패러독스가 되어보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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