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배려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배려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09 18:5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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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 게임·영화학부 교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사소한 것에서부터 놓칠 때가 많다. 배려는 우리 사회를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오늘은 우리 학생들과 수업에서 토론해 보았던 ‘일상생활 속 에티켓, 배려하는 마음’에 대한 얘기를 해 보려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행하는 말과 행동들이 상대방에게 행복을 준 적은 없는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적은 없는지 사례를 들어보게 했더니 다양한 얘기들이 오고 갔다.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눈 예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과연 노약자석, 교통약자석은 항상 비워 두어야 할까?’였다. 우리 학생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노약자석이니 항상 비워두어야 한다는 편과 앉아 있다가 노약자분들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 타시면 일어나 양보해 드리면 된다면 편.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 행동을 하겠는가.

머리만 희고 얼굴에는 주름 하나 없는 아주머니 한 분이 버스에 타셔서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젊은 학생에게 했던 말을 학생은 재연해 보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이기적이야. 노약자가 타면 자리를 양보해야지 어쩜 노약자석에 당당하게 저렇게 앉아 있는지. 원래 노약자석은 비어 있어도 젊은 사람은 앉으면 안되는 자리야.” 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일어나야 할까? 만약 내가 서 있을 힘조차 없이 많이 아픈 상태일 때 노약자분들이 타신다면 나는 일어서야 할까? 양보의 미덕으로 일어서는 것이 맞겠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대중교통 수단에 노약자석을 만든 취지는 나이 많은 노인, 임산부,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탑승을 하는 경우 우선 자리를 양보해 드리는 공중 도덕의 질서 유지 차원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약속이자 배려이다. 양보하는 사람의 행동도 중요하게 다루지만,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사회에서 양보받는 사람도 당연한 것이라 여기기 보다는 간단한 고마움의 인사말 한 마디 정도는 건네 주셨으면 한다.

다음 예는 엘리베이터에서 생긴 얘기였다. 사람이 많이 탄 엘리베이터에서 층 수 버튼을 누르기 힘든 위치에 있는 사람이거나 짐을 양손에 들고 있는 분들을 위해 층 수를 대신 눌려주는 행동, 조작 판넬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다른 분들이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출입문 열기 버튼을 잡아주고 마지막에 내리는 행동을 소개했다.

다음은 길을 걸을 때 비좁거나 보행에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 불편함이 생기는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서로가 내가 먼저라는 생각으로 가려하면 갈등은 생기게 된다. 내가 먼저 비켜주거나 잠시 멈추어 서서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이 지나간 후에 내가 걸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서로 주고 받는 인사말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에 어색해 한다. 마음은 늘 고마움을 가지나 겉으로 드러내는 말과 행동을 하기 쑥스러워 한다. 고마움은 어떨 때 표현하는가? 가족 사이에서 서로의 배려와 챙김에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하는가? 버스나 택시 같은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에도 타고 내릴 때 무심코 내리지 마시고 기사님께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정도의 인사말을 웃는 얼굴로 한마디 건네면 하루가 밝게 시작될 것이다. 인사를 건네면 항상 기사님들은 밝은 얼굴로 화답해주고 그로 인해 그분들은 직업의식을 느끼고 안전하게 승객들을 목적지로 데려다 주는데 힘쓸 것이다.

버스 실내에 마음에 드는 글귀를 예로 드는 학생도 있었다. ‘인사의 힘’. ‘웃는 얼굴은 돈 안드는 간단한 인사이지만 누구나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그것이 바로 인사의 힘입니다.’라는 글귀를 소개해 주었다. 인사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 머리 숙여 인사하는 것이 어색하다면 웃는 얼굴로 마주 대하는 정도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식을 전수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바른 사회의 일군이 되기를 바란다. 일상생활 속 배려와 겸손의 실천들을 얘기하면서 우리 학생들의 얼굴에 띈 미소만으로 나는 확신하다. 잘못한 적이 있다면 고치려는 것이고, 그런 상황이 된다면 실천하려는 의지가 생겼음을.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우선 보다는 상대에 대한 배려의 미덕을 몸에 익힌다면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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