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쉽게 하자!
골프, 쉽게 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10 18: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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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오늘 아침에 깜짝 놀랐다. 느닷없이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요즘 지난 가을과 겨울이 여름처럼 느껴진다. 주변에서는 너무 자주 비가 내려 올해 곶감 농사를 망쳤다고 아우성이다. 아무래도 일조량이 부족하고 습도가 높아서 잘 마르고 숙성되어야 할 곶감이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건조기를 갖춘 농가에서는 건조기에 말려서 늘어놓는 자구책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골퍼(golfer)들도 아우성이다. 아니 장담하건대 골프채를 들고 사는 평생 동안 아우성일 것이다. 왜냐하면 골프가 마음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하도 안되니 우스갯소리로 ‘자식과 골프는 마음대로 안된다’고 한다. 심지어 이놈의 골프를 누가 만들었냐고 볼멘소리로 외쳐보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보여 하염없이 골프공만 때리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공만 때리고 있을 것이니 기량의 향상은 더딜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내기에서 지기라도 하면 표정관리가 안되는 것이 우리네 골퍼들이다. 더구나 날씨가 춥고 궂은 날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스크린골프가 대세인데 끊었던 담배도 스크린골프를 칠 때는 다시 피워 물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꿈틀거리는 그 무엇은 뭐라고 표현 못할 거시기다. 그 망할 놈의 골프가 뭐라고 그리도 난리들인지 모르겠다. 남자의 자존심인지, 여자의 질투심인지 알다가도 모를 것이 골프 세계다. 진짜로 정말로 너무 모르겠고 어려우면 고민하지 말자. 그냥 골프채를 팽개치면 된다. 그렇다고 골프채를 버리지는 말기를 바란다. 금방 후회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팽개쳐야겠다면 좋게 생각하면 된다. 우리 인생에 즐거움을 주는 것이 골프 외에 얼마든지 있다고 말이다.

지금부터 골프가 너무 어려운 사람들에게 쉽게 하는 방법을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골프’라는 운동이 어려운 운동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쉽게 생각하고 정복하려고 하니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늘 듣던 말이겠지만 골프는 정복의 대상이 아니고, 나와 평생 같이 가야할 동반자라고 생각하면 한결 쉬워진다. 골프를 쉽게 하는 두 번째 방법은 실현가능한 목표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올해 안에 100타를 깨고, 내년에 80대 타수를 치고, 내 후년에 싱글을 친다, 누구를 잡는다는 등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목표를 정하자는 것이다. 제발 터무니없는 목표를 세워 스스로 실망하거나 주눅들지 말자는 것이다. 물론 손바닥의 굳은살은 자신이 정한 목표치를 앞당겨주는 지름길임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한 진실이다.

골프 쉽게 하는 세 번째 방법은 좋은 스승이나 멘토(mentor : 도움을 주는 사람)를 만나 골프를 즐기는 것이다. 골프의 큰 흐름을 통해 운동의 특성과 기술적인 부분의 합리적인 접근을 통한 이해와 연습 그리고 피드백을 받는다면 골프를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타수에 대한 연연보다 자연을 벗삼는 라운드와 동반자와의 만남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다면 자연스럽데 골프 타수가 줄어드는 희열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쉬운 것이 골프라는 운동이다. 노력없이 줄어드는 타수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노력만으로 해결된다면 죽어라 노력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기에 고민이 더해 가는 것이다. 옛날 원효대사가 말했듯이 골프를 쉽게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장비를 사고, 연습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라운드를 하면서 자연과 동반자와 어울리는 행위가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일인가? 누가 억지로 골프하라는 사람 없다. 자신이 선택한 만큼 골프를 접하면서 인상을 찌푸리거나 화를 낼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 잡스런 마음먹기면 당장 골프와 인연을 끊는 것이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현명한 배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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