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대첩제 개최 유감
진주대첩제 개최 유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20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수/진주문화원장
논란 끝에 진주대첩제가 개최되었다. 그러나 이번 진주대첩제 개최를 보는 필자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우선 진주대첩은 임진년 음력 10월에 치러진 1차 진주성 전투와 이듬해 계사년 6월에 치러진 2차 전투로 나뉘어진다. 1차 전투는 승전의 역사이지만 2차 전투는 세계전사에서도 전무후무한 패전의 역사이다. 이 2차 전투로 7만 민관군이 몰살당한 비극의 역사가 발생했다. 따라서 진주대첩을 논할 때 우리는 승리의 역사 뿐 아니라 비극적인 패전의 역사를 함께 기념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진주대첩를 마냥 기뻐하고 가무음곡으로 행사를 진행하기에 부적절한 이유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최된 진주대첩제를 보면 진주성전투의 역사성을 재현하는 알맹이는 하나도 없고 가수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진주대첩 정신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순국선열을 더욱 슬프게 한 참담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대회장도 마찬가지이다. 진주의 호국정신을 드높이자는 행사에 진주에는 사람이 없어 외지 인사를 끌어들여 이사장을 시키고 대회장을 시켰단 말인가. 국무총리를 지냈으니까 이사장을 시키고 대회장을 시켰다면 굳이 진주에서 행사를 안 해도 되는 것을 무엇 때문에 진주에서 행사를 개최하여 시민정서를 어지럽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다 보니 외지인을 끌여 들여 행사를 한 것이라 보여지지만 옹색하기 그지없다.

특히나 진주의 문화예술단체에 몸담아 있다가 결국에는 퇴출당한 이모씨가 진주대첩제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운영위원장을 했다는 것은 진주의 문화예술계에서 볼 때 너무도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 사람은 평소 통영에서는 한산대첩제를 하니까 우리도 진주대첩제를 해야 된다면서 그동안 하고 있는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를 진주대첩제 산하에 포함시켜야 된다고 주장하곤 했다. 이 말을 들을 때 필자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과 김시민 장군의 진주대첩의 역사성을 너무도 모르고하는 소리가 아닌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필자는 결코 진주대첩의 거룩한 역사성을 부정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시민적 합의를 도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몇 사람이 주도하여 진주와는 관련 없는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문화축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를 희석시키는 진주대첩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주의 상징성은 개천예술제가 되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200개에 달하는 문화축제가 범람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축제 행사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는 판이다. 그런데  진주대첩제의 이중행사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진주대첩하면 정말 잊어서는 안 될 거룩한 호국충절의 정신이 우리 진주 시민에게 스며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 정신을 기리는 행사를 하려면 반드시 시민토론회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시민들의 공론화 장 한 번 없이 몇 사람이 모여 진주대첩제를 개최했다는 것은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를 제외하고도 진주대첩과 관련된 행사만도 진주에는 논개제와 7만 민관군 위령제, 의암별제, 논개별제, 논개 가락지날 행사 등이 있다. 이 행사는 모두 별개의 단체가 따로 주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행사의 통폐합도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것들이다. 따라서 시민토론회를 개최하여 이런 행사들을 통폐합에 하나의 행사를 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시민여론이 모아진 이후에나 할 일이다. 지금처럼 몇몇이 막후에 앉아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