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실 옹벽붕괴 원인은 탁상행정
잇단 부실 옹벽붕괴 원인은 탁상행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02 18:5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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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새벽 발생한 거제 사곡 경남 아너스빌 아파트 뒷산 산사태는 말 그대로 인재다. 입주민들이 아침을 맞이하는 시간인 오전 6시께 굉음과 함께 수천 톤의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 때마침 공사 중인 보강토 옹벽도 무너져 산 가까이에 위치한 두 개 동을 덮칠 뻔 했다. 채 잠에서 깨지 않은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일본 등 지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이 아파트는 작년 12월 초에도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처방이 땜질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산을 거의 수직으로 깎아 옹벽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본 거제시의회도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지만 거제시 등 관리감독기관에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 측면에서 최근 김해 나전산단 옹벽붕괴사고와 많이 닮았다. 지난 2월말 공장 신축현장에서 보수공사 중인 옹벽이 무너지면서 현장 근로자 3명이 흙과 콘크리트에 매몰돼 숨지고 1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지난달 17일 또다시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잇달아 옹벽붕괴사고가 발생하자 김해시는 내부지침을 마련하는 등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거제시도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책반을 부랴부랴 꾸렸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움직임이다. 탁생행정의 표본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월호참사 이후 요란스럽게 추진해온 안전우선행정이 참으로 무색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철저히 점검해 보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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