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고마움
자연이 주는 고마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16 18:4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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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봄에 피었던 예쁜 꽃들이 자연 속으로 숨어버린 요즈음엔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곳을 찾게 된다. 실내에 있다가 밖으로 나가면 햇볕 쬐는 것을 싫어하고 그늘을 찾는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이다. 다른 곳보다 시원한 느낌을 주고 또한 시원하다. 시원한 계곡물도 좋은 피서지이지만, 하지만 아이들은 무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노는 것을 좋아한다. 쉬는 시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축구를 하기도 하고, 술래놀이로 온 학교를 뛰어다니기도 한다. 그러면서 체육시간에 다른 수업을 하게 되면 큰일이 난 것처럼 체육시간을 찾는다. 아이들은 뛰놀면서 자라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어른들이 뛰어놀지 못하게 하면 도리어 실망하고 화를 낸다. 어떻게 보면 자연이 제멋대로 자라듯이 아이들도 나름대로 자라게 도와주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야 자연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은 뛰어놀고 나면 물이나 아니면 나무 아래 그늘을 찾는다. 뛰어놀 때에는 다음의 할 일에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 노는 일에 모든 것을 다하고 노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연이 주는 고마움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자연이 나이고 내가 자연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옛날에는 마을마다 마을 어귀나 중심부 등 마을의 가까운 곳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내가 자란 동네에도 물론 마을 앞에 어른의 서너 아람이나 되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어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여름철이면 최고의 피서지가 되었다. 집이 더워서 책을 읽지 못하는 학생, 들에 일하러 나가야 하는데 너무나 더워서 조금 쉬고 가려는 어른들, 오후에 소를 몰고 풀을 먹이러 가야 하는 아이들, 집이 너무 더워서 온 아이들, 친구들이 있으니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 온 아이들 등 등, 많은 동네 사람들이 찾는 여름철의 피서지였다. 나무 아래에 목침을 하고 낮잠을 자는 사람, 친구들끼리 공깃돌 줍기를 하는 아이들,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어른들, 기타 많은 사람들이 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며 다양한 취미를 즐기곤 하였다. 자연이 주는 최고 혜택의 하나였다.

또한 대개의 마을에는 자그마한 개울이 흐르는 곳이 있었는데, 내가 자란 동네에는 커다란 강이 있었다. 그 곳은 여름철 아이들의 피서지였다. 학교를 마치고 올 때면 어김없이 개울에서 물놀이를 하고는 집에 오는 것이 일과나 마찬가지였다. 자연과 스스럼없이 같이 하는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물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즈음처럼 아이들의 행동에 많은 제약을 두지는 않았다. 동네마다 많은 아이들이 있어서 놀 때에는 온 자연을 놀이장으로 하여 노는 것을 재미있게 여기고 놀 수 있었다. 동네 옆의 산이나 들, 개울이나 강 등 아이들이 함께 하지 않는 장소는 없었다. 그때는 그렇게 자연과 함께 자랐는데, 요즈음의 아이들은 많은 아이들이 자연을 등지고 자라고 있으며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잊고 있는 듯하다. 누구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이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활하기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자연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자연은 위험한 곳이니 함부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자라지 못하는 허약한 존재를 자라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봐야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모든 동물들과 식물들,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들은 함께 생존하고 더불어 살고 있다. 그렇게 커다란 표는 없지만 서로가 도움을 주고, 도와주면서 지구를 가꾸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어떤 때에는 커다란 재앙으로 인간에게 경고를 하기도 한다. 자연을 훼손하면서 살지 말라는 뜻으로 말이다. 자연은 현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것만이 아니라고 한다. 후손들의 것으로 지금에 빌려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아껴 쓰고 보존하여 잘 물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자연을 우리 인간의 편리에 의하여 함부로 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의 그대로를 살려가며 우리들과 어울리게 개발해야 하며 항상 고마움을 잊지 않고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을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살 수 있도록 기성세대의 어른들은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들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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